한나라당은 5일 정부가 충남 공주ㆍ연기를 신행정수도 입지로 사실상 확정하자 '막무가내식 밀어붙이기'라며 강력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지난 2일 박근혜 전 대표가 국회 대표연설에서 특위를 구성해 타당성부터 검토하자는 제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대표직을 사퇴하며 "참여정부라면 많은 국민의 생각을 모아서 해야지,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갖고 국론을 분열시켜서는 안된다"며 "정부가 행정수도 이전문제를 이렇게 막 밀고 나가면 감당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해찬 총리도 사법부는 (이전이) 불필요하고 입법부는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며 "수도 이전에 대한 국민적 합의는 고사하고 정부 내에서도 합의가 안된 것인 만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도 "박 전 대표가 국회 대표연설에서 제시한대로 국회 특위 구성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최경환 당 행정수도이전특위 위원은 "행정수도 이전에 관해 한나라당은 어떤 예단을 갖고 있지 않다"며 "국가 백년대계 사업을 철저하게 검증한 후에 제대로 추진하자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선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천도를 마치 상수도공사처럼 가볍게 생각하고 서두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사업 강행에 대해 '검증작업 후 추진여부 결정'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정부가 한나라당의 주장을 무시한채 일방적으로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하는데 대해 당장 '국민투표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대응 방안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반해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승복'을 촉구했다.

김현미 대변인은 "여야 합의에 의해 국회에서 통과된 특별법에 따라 진행된 후보지 평가작업이 각 지역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것에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당 신행정수도건설특위 위원장인 박병석 의원은 "전문가의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나온 결과"라며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을 접고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정치권이 지혜와 힘을 모을 때"라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