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첫선을 보인 MBC 대하드라마 '영웅시대'(극본 이환경, 연출 소원영)가 20%를 넘는 시청률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영웅시대'는 첫회 시청률 20.8%로SBS 대하사극 '장길산'(16.9%)을 뛰어넘어 동시간대 1위로 좋은 출발을 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21.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TNS미디어코리아 조사에서도 '장길산'(18.2%)과의 격차가 줄긴 했지만 19.6%로순조롭게 출발했다.
첫회 시청률은 '파리의 연인'(23.6%)보다는 낮지만 히트작인 MBC '대장금'(15.2%)과 '불새'(18.5%)의 첫회 시청률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영웅시대'는 1960-70년대 경제 개발의 중심축이었던 현대와 삼성 두 재벌가와측근인 전문경영인의 관계를 그린 100부작 대하드라마. 5일 방영된 첫회는 고 정몽헌 회장을 모델로 한 천사국(김갑수)이 세기그룹 사옥에서 투신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끄는 박진감 있는 내용들이 방송됐다.

대북송금, 정치권에 건넨 비자금 등에 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극단적선택을 했던 실존인물에 대해 시청자가 갖고 있는 풀리지 않는 의문점도 TV 앞에 시청자를 불러모으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는 연극배우 출신의 김갑수의고뇌에 찬 열연도 적잖이 기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주영 명예회장을 모델로 한 천태산(최불암)이 청문회를 겪은 뒤에 대선에 뛰어들게 되기까지 과정과 컴퓨터 합성처리를 거쳐 천태산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장면 등도 볼거리를 제공했다.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이 드라마의 작품성과 시대적 의미 등을 고려하면서 대체로 기대된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지나치게 재벌 미화의 색깔을 띠어서는 안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 드라마는 현역 기업인들과 정치인들을 모델로 한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는 만큼 한동안 인물에 대한 미화 혹은 명예훼손 논란이 일지 않을까 우려되며, 보수와 진보 진영으로 나뉘어 벌일 논쟁의 한 가운데에 서게 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점쳐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