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선 < 메디포스트 사장 ysyang@medi-post.co.kr >

의사직을 그만두고 비즈니스를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의사들을 이기적이고 융통성 없는 폐쇄된 집단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왜 그런 오해(?)를 받게 된 것일까.

의료인의 길이 대학시절부터 시작해 오랜 기간 정해진 틀과 공간에서 획일적인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다양한 집단과의 교류와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된다.

나도 비즈니스에 몸담은 후 다양한 직업,지위,사고방식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폭넓은 인간관계에서 얻는 희열과 사고의 깊이를 새롭게 깨달았으니까.

여하간 의사라는 전문직에서의 성공열쇠가 무엇을 아느냐에 있었다면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열쇠는 누구를 아느냐가 더 중요한 것임을 실감하고 있다.

실력은 기본이지만,실력이 있다고 사업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성공요소 중 인맥관리의 중요성은 내가 상상한 그 이상이다.

인맥관리란 용어에서 '사람에 대한 의도된 접근이나 이용'이란 느낌이 들어 반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겠지만,사실 성공한 인맥관리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배려로부터 시작된다.

최근에 읽은 어느 책에서 인맥관리를 아주 잘 하는 사람을 일컬어 '인맥의 달인(Networking connector)'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았다.

인맥의 달인은 글이나 말로 남을 설득할 수 있고,남의 말을 경청하며 무슨 말을 언제해야 할지 알고,매력이 넘쳐 다른 사람들이 주위에 모이고,다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고,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에 내편이 되어주는 많은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순간 떠오르는 몇사람이 있었다.

최근 줄기세포 연구로 주목받은 서울대 황우석 박사도 그 중 한사람이다.

첫 만남부터 환한 미소와 따뜻한 격려의 말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그 이후에도 잊지 않고 챙겨주는 관심과 배려는 그분과의 진심어린 교류를 원하게 했다.

게다가 연구활동에서 보여주는 탁월한 능력과 성실함은 상대방에게 존경심을 불러 일으킨다.

얼마전 과학자에 대한 개인 후원회로는 처음으로 '황우석 후원회'가 열렸는데,그 자리에 참석한 각계의 저명인사들을 보면서 나는 그리 놀라지 않았다.

그것은 '발이 넓다'는 세속적인 의미가 아닌 진정한 인맥의 달인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