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공사는 지난 3월부터 소모성자재(MRO) 구매를 e마켓플레이스(온라인 장터) 업체에 맡겨 적잖은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전산소모용품 사무용품 등을 전문업체를 통해 구매함으로써 넉달 만에 비용 15%를 줄였다. 연간 구매액이 60억∼70억원이나 돼 올해만 10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할인점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삼성테스코도 경영혁신 차원에서 MRO를 아웃소싱해 지난 1년 간 구매비용의 10%를 절감했다. 현대약품은 천안공장에서 MRO 아웃소싱을 시범운영,최근 한 달 간 13∼15%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

불황이 길어지고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구매대행 e마켓플레이스를 활용하는 기업이 부쩍 늘고 있다.

국내 최대 MRO e마켓플레이스인 아이마켓코리아는 올 상반기에만 현대약품 ING생명 대구은행 퍼시스 등 55개사를 고객으로 유치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에 유치했던 신규 고객 40개사에 비해 38% 늘어난 규모다. 이 회사가 아웃소싱 계약을 맺은 고객사는 3백50여개에 이른다.

아이마켓코리아 관계자는 "예전에는 제조업체들이 구매대행 마켓플레이스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요즘엔 유통 가구 금융 제약 등 산업 전분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e마켓플레이스 거래 규모가 지난해(1조5천5백억원)보다 25% 이상 늘어난 2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LG MRO도 마찬가지. 지난해 말 3백30개였던 고객사를 36% 많은 4백50개로 늘렸다. 올 들어 두산그룹을 비롯해 웅진코웨이 롯데캐논 등이 MRO 구매를 이 회사에 위탁했다.

고객수가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 5천7백억원이었던 거래규모가 올해는 9천2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엔투비는 올 들어 서울지하철공사 아세아제지 등 11개 신규 고객사를 확보,고객사 수를 1백25개로 늘렸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에 1천2백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고 하반기엔 거래액이 1천5백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마켓코리아의 현만영 사장은 "구매는 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e마켓플레이스를 활용하면 원가절감은 물론 투명성 제고,업무 효율화 등의 성과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