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굴지의 대기업들이 중소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각종 경영 노하우를 전수키로 하고 본격활동에 나선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 발전을 추구하면서 우리나라의 전반적 기업수준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전경련 산하 국제산업협력재단이 추진하는 '대기업 경영노하우 전수 프로그램'에는 삼성 LG 현대차 포스코 한진 등 주요기업들이 대거 참여한다고 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윤종용 부회장 등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나서 오는 21일 수원 본사에서 우수중소기업 최고경영자 3백여명을 대상으로 경영혁신,품질관리,설비국산화,6시그마 추진사례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또 50여명의 차세대 경영자를 인턴사원과 계약직으로 채용해 현장 경험을 쌓게 하는 등 향후 5년간 모두 1조원의 자금을 협력업체 지원에 투입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부품 및 자재 구매과정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얻어지는 원가절감액을 협력업체와 나누는 베네핏 셰어링(수익공유) 제도를 도입했다.

1천1백여개 업체에서 자재를 구입하는 포스코는 이를 통해 1천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들이 협력업체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은 '나눔 경영'의 실천을 통해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한 것이란 측면에서 높게 평가할 만하다.

기업경쟁력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고는 하나 협력업체들이 튼튼하게 뒷받침해 주지 못할 경우 글로벌화 전략도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나눔 경영은 대기업 스스로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일부 분야의 놀라운 발전에도 불구하고 기초기술수준이 턱없이 뒤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우리나라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대기업들은 지금까지도 적잖이 중소기업들을 지원해 오기는 했다.

하지만 세계적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느라 제 한몸 챙기기도 쉽지 않았던 탓에 원가절감이나 부분적 품질개선 등 일부 분야에만 지원이 한정돼 왔던 게 사실이다.

대기업들의 경영노하우 전수 프로그램은 중소기업들이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며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이뤄져 더욱 의미가 크다.

중소기업들의 불황 극복에 보탬이 되는 것은 물론 우리 사회에 넓게 퍼져 있는 반기업 정서를 완화하는데도 큰 도움을 줄 것이 틀림없다.

이번 일을 기폭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의 협력 모델이 더욱 널리 확산돼 나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