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안경산업 살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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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국내 최대의 안경업체인 서전이 최종 부도처리됐다.
그러나 국내 안경업체의 80%가량이 밀집해 있는 대구 현지의 안경업체 관계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서전의 부도에 따른 미수금액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산 저가품의 시장잠식 등으로 한때 세계 2위의 안경생산국에서 8위로 추락하면서 생긴 무력감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서전의 부도 이후 발생할 은행의 자금회수 등에 대해 더 많은 우려를 나타냈다.
안경업계 관계자들은 서전의 부도는 디자인과 브랜드가 없는 국내 안경산업의 한계와 정부의 무관심이 빚어낸 필연적인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브랜드 육성 등은 당장 불가능하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볼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이제 정부가 나서야 할 때라는 지적이 많았다.
1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로 다닌다는 안경수출업체 관계자는 "안경은 특성상 수출상담을 위해 많은 샘플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발품을 팔다 파김치가 돼서 귀국하면 원정골프를 치고 오는 사람들과 같이 통관시켜 1시간 이상 기다리도록 한다.
이런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안경유통구조에 대한 업계의 원성도 높았다.
내수를 주로 하는 H사 관계자는 "한국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안경사가 아니면 소매점 개설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반품과 결제과정에서 이들의 횡포가 극에 달하면서 안경업체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그는 또 "내수시장에서 조악한 수입품과 명품 짝퉁이 판을 치고 있지만 단속은 고사하고 품질검사 제도 조차 없다"며 국내 업체들이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들의 손에 들어가기는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광학조합의 곽순호 이사장은 "최상급의 티타늄 재질과 뛰어난 복원력 등 최첨단 기능성을 갖춘 국산제품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고 설명한뒤 "디자인과 브랜드만 강화되면 세계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재도약할 수 있다"며 정부의 지원을 강조했다.
국내 안경산업이 부활할 수 있을지 기대를 걸어본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
그러나 국내 안경업체의 80%가량이 밀집해 있는 대구 현지의 안경업체 관계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서전의 부도에 따른 미수금액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산 저가품의 시장잠식 등으로 한때 세계 2위의 안경생산국에서 8위로 추락하면서 생긴 무력감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서전의 부도 이후 발생할 은행의 자금회수 등에 대해 더 많은 우려를 나타냈다.
안경업계 관계자들은 서전의 부도는 디자인과 브랜드가 없는 국내 안경산업의 한계와 정부의 무관심이 빚어낸 필연적인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브랜드 육성 등은 당장 불가능하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볼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이제 정부가 나서야 할 때라는 지적이 많았다.
1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로 다닌다는 안경수출업체 관계자는 "안경은 특성상 수출상담을 위해 많은 샘플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발품을 팔다 파김치가 돼서 귀국하면 원정골프를 치고 오는 사람들과 같이 통관시켜 1시간 이상 기다리도록 한다.
이런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안경유통구조에 대한 업계의 원성도 높았다.
내수를 주로 하는 H사 관계자는 "한국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안경사가 아니면 소매점 개설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반품과 결제과정에서 이들의 횡포가 극에 달하면서 안경업체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그는 또 "내수시장에서 조악한 수입품과 명품 짝퉁이 판을 치고 있지만 단속은 고사하고 품질검사 제도 조차 없다"며 국내 업체들이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들의 손에 들어가기는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광학조합의 곽순호 이사장은 "최상급의 티타늄 재질과 뛰어난 복원력 등 최첨단 기능성을 갖춘 국산제품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고 설명한뒤 "디자인과 브랜드만 강화되면 세계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재도약할 수 있다"며 정부의 지원을 강조했다.
국내 안경산업이 부활할 수 있을지 기대를 걸어본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