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온갖 테마가 성행하고 있다.

매수주체가 실종되면서 주식시장이 맥을 못추자 '재료'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높아진 결과다.

특히 M&A테마가 가장 강력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M&A 가능성이 거의 없는 종목이 대부분인데다 일부 종목의 경우 개인 '큰손'의 '치고빠지기' 양상마저 나타나 추격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만 큰 손해를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례가 극성을 부릴 경우 주식시장 전체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감독당국은 "투자는 개인 책임"이라며 방관해 눈총을 사고 있다.

◆개인 '큰손'에 울고 웃는 주가

6일 주식시장에서 한국금속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급락,7천5백30원에 마감됐다.

지난 2일 고가인 1만4백원에 비해 27% 이상 떨어졌다.

한국금속 주가는 올해 5월까지만 해도 3천원대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개인투자자인 김성진씨가 '경영참여'를 선언한 뒤 보유목적을 '투자목적'으로 변경하며 지분을 처분,주가가 널뛰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 대주주인 송재경씨가 6일 6.10%의 지분을 팔고 나간 금호종합금융도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앞서 금호종금은 지난 2일과 5일, 송씨의 지분매입 소식에 힘입어 이틀 연속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송씨는 최근 금감원에 제출한 공시를 통해 "M&A 의사가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 일부 세력이 역정보를 흘려,다른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A 테마에 따라 주가가 급변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울식품 '모방 테마' 급증

전문가들은 최근 부각되고 있는 M&A 테마에 투기적 요소가 다분한 만큼 성급한 추격매수를 삼가야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개인에 의한 M&A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단지 개인투자자가 지분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M&A 테마가 부각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한국금속 서울식품 등 일부 종목이 M&A를 재료로 급등하자 '모방 테마'가 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개인의 '치고빠지기'를 막을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 대주주가 투자목적으로 산 주식이라 하더라도 첫 매입후 6개월간은 매각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회사 경영진과 경영참여 목적에서 주식을 산 투자자들에 한해서만 6개월 이내 주식을 매각해 시세차익을 남기면 차익의 3배를 회사에 물도록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당국은 법적 문제가 없다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영참여의 목적으로 주식을 산 뒤 보유주식을 팔거나 그 목적을 번복했다고 해서 법적제재를 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주식시장에서 투자 책임은 개인 몫이라는 주장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