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사업 업체인 브레인빌더(www.knex.co.kr)의 김인숙 사장(49)은 가맹점을 신중하게 선정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세계적 교육용 기자재 개발 업체인 미국 케이넥스의 국내 독점 사업권을 갖고 있다.

케이넥스는 로봇 태양에너지 다리 기계 동물 등 다양한 주제로 이루어진 조립식 교구로 지난 92년 미국에서 개발됐다.

사용자들이 일직선의 로드와 로드를 연결하는 커넥터 도르래 타이어 기어 바퀴 등 다양한 부품으로 동물 다리 간이발전기 등 원하는 사물을 조립하면서 창의력과 과학적 원리를 터득하게 한다.

1988년 미국인 조엘 글릭만이 창안한 이 교구는 유아에서 고등학생까지 쓰임새가 다양해 미국 유럽 캐나다에서는 학부모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고 한다.

또 미국 학교들은 케이넥스 교구를 구입해 정규 교과과정에서 가르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사장은 2000년 7월 미국 본사와 계약을 맺고 2001년부터 초등학교와 백화점 문화센터를 중심으로 케이넥스 보급에 나섰다.

프랜차이즈 방식을 도입,가맹점을 처음으로 낸 것은 2002년 11월.1년8개월이 지났지만 교육장을 갖춘 가맹점은 아직 10개 수준.가정에서 부업으로 하는 홈스쿨 가맹점도 불과 16개에 불과하다.

"가맹점을 늘리는 데 매달리지 않았어요.

광고를 안한 것도 이 때문이죠.그보다는 미국적인 프로그램을 한국 실정에 맞게 업그레이드 하는 게 더 필요했습니다."

김 사장은 아무에게나 가맹점을 내주지 않는다.

가맹점 개설 조건은 무척 까다롭다.

자금력이 문제가 아니다.

교육사업에 대한 노하우와 철학이 있어야 한다.

일반 유통업을 하던 사람이나 교육사업 경험이 전무한 직장인 출신은 원칙적으로 퇴짜를 놓는다.

'길고 멀리 본다'는 그의 사업관 때문이다.

그에게 무리한 사업 확장은 있을 수 없다.

김 사장은 원래 전업 주부였다.

남편의 처절한 사업 실패가 그를 냉혹한 사업의 세계로 몰아넣었다.

길거리에 나앉을 상황에서 그는 용감하게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박차고 뛰쳐 나왔다.

맨 처음 벌인 사업이 온라인 교습.온라인으로 아이들의 학습을 상담하고 관리하는 일이었다.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92년 당시로서는 한 발 앞선 사업이었다.

다행히 돈은 잘 벌렸다.

"재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이를 악물었지요.

학습이 부진한 학생은 새벽에라도 불러내 진도를 맞추게 다그칠 정도로 열성을 쏟았더니 한 명의 학부모도 중도에 취소하는 일이 없었어요.

덕분에 한 달에 6백만원씩 꼬박꼬박 들어오더라고요."

두 번째로 손 댄 것은 '레고닥터' 사업.그러나 이 사업은 아이템이 레고를 단순 조립하는 형태여서 장기적으로 비전이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뭔가 독창적인 교육사업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찾아낸 것이 바로 케이넥스다.

케이넥스 가맹점은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우선 교육장을 가진 가맹점(A타입).실평수 25평 이상의 교육장이 있어야 한다.

인근 지역 초·중·고생은 물론이고 학교를 대상으로 영업할 수 있다.

학교의 경우 방과 후 특기 적성 프로그램을 원하는 학생들이 고객이다.

두 번째는 집에서 다른 교육사업과 겸업할 수 있는 홈스쿨 형태의 가맹점(B타입).겸업 또는 부업 형태인 까닭에 투자비용이 1백67만원으로 비교적 적은 편이다.

A타입 가맹점이 총 6천5백만원(점포임대비 제외)의 투자비용이 드는 것에 비하면 소자본 창업 아이템인 셈이다.

현재 홈스쿨 사업자 중 대부분은 교육사업 유경험자들이며 전업 주부 출신은 단 2명이다.

가맹점 개설 후 영업이 본격화하는 4개월 뒤에 매달 로열티 20만원을 본사가 받는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 로열티 제도는 프랜차이즈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일반화된 것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로열티를 제대로 받는 본사는 손꼽을 정도다.

가맹점주들의 반발 때문이다.

"본사가 웬만큼 자신이 없으면 로열티를 제대로 받을 수 없지요.

저희 회사의 경우 매뉴얼을 통한 교수 기법을 전수해 주고 매달 보수 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도 로열티를 내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가맹점 확대에 연연하기는커녕 가맹점주들을 까다롭게 가려 뽑는 데 신경을 곤두세우는 김 사장의 사업 행보가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업계 수준을 한 단계 올려 놓을지 주목된다.

문의 (02)2637-1300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