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들이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각 분야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관리사무소장도 '우먼 파워'시대가 열리고 있다.

7일 주택관리사협회 경남지회 및 부산지회 등에 따르면 마산ㆍ창원ㆍ진해지역에서만 32명의 여성 주택관리사가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여성들의 관리소장 진출은 경상남도에서 주택관리사 자격을 취득한 5백여명 가운데 10%인 50여명에 이를 정도로 비약적이다.

부산의 경우도 여성 진출이 두드러진다.

주택관리사 자격증 취득자 1천9백39명 가운데 20% 정도인 3백90여명이 여성이다.

이 가운데 실제 관리소장으로 일하는 여성은 60여명으로 해마다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여성 소장이 각광받게 된 것은 남성들에 비해 회계업무에 밝아 경리를 별도로 두지 않아도 돼 관리비가 절감되는 데다 주민들과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원활하다는 점 등의 이유 때문인 것으로 관련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관리사무소 직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5백가구 미만의 소규모 아파트단지에서 주로 여성소장을 선호하는 편이다.

마산시 신포동 새롬미리내 아파트 허윤경 소장(33ㆍ여)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업무는 집안 살림살이와 비슷한 데다 큰 일은 주민 대표회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업무수행에 어려움을 못느낀다"며 "고정관념 때문에 여성소장을 기피하던 일부 주민들도 '여자들도 못할게 없다'는 시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경력 5년째인 허 소장은 남성 주택관리사 여러명과 경합을 벌인 끝에 소장자리에 앉게 됐다.

여성이 주민들의 까다로운 민원을 참을성을 갖고 잘 처리하기 때문에 장기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허 소장의 말이다.

5년차 관리소장의 연봉은 2천만원 이상.

여성직장으론 괜찮은 편이다.

마산ㆍ창원ㆍ진해지역 여성주택관리사들의 친목모임 회장인 김동희씨는 "관리소장은 주민을 모시는 근로자이면서 관리소 직원들을 움직이는 사용자로 고충이 많은 직업이지만 남성보다 여성에게 적절한 직업"이라며 여성 진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ㆍ마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