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의 장자 교단을 자처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 교단이 뒤숭숭하다.

'단일 성경'의 오랜 전통을 깨는 성경 단독번역 추진 논란,타 교단 영입과 관련된 잡음,은급재단과 교단 기관지의 비리 등 총체적 난맥상 때문이다.

교단 총회장(임태득 목사)의 여성비하 발언과 소속 노회의 분열로 인한 후유증도 채 가시지 않은 상태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공청회는 이런 교단 내 현안을 드러내놓고 다뤄보자는 자리였다.

'교회 갱신을 위한 목회자 협의회'(회장 옥한흠 목사)가 주최한 이날 공청회에는 평일 오후인데도 4백50여명이 참석,성황을 이뤘다.

예장합동의 단독 성경 번역은 각 교단 연합기관인 대한성서공회가 기존의 '개역성경'의 옛말,오역,사투리 등을 대폭 고쳐 지난 98년 출간한 '개역개정판'에 오류가 많아 영적 혼란을 초래한다며 추진 중인 사업.이에 대해 발제한 김인중 목사는 "성서공회가 예장합동의 개역개정판 수정 요구를 받아들였는데도 또 하나의 성경을 만들어낸다면 한국교회 연합의 마지막 보루인 단일 성경,단일 찬송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교계 일각에서는 국내 최대 교세를 자랑하는 합동측이 독자적인 성경 판권을 가지려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현 교단 지도부가 예장개혁 교단을 적극 영입하려는 것도 예장개혁이 성서공회와 별도로 성경공회를 만들어 단독 성경 출판을 주도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은퇴 교역자들의 노후복지 재원인 은급기금 중 60억원을 불법 전용한 것과 관련,교단 부총회장을 지낸 이신 장로는 "잘잘못이 투명하게 가려져야 한다"며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도록 촉구했다.

공청회가 끝난 뒤 옥한흠 목사는 "교단의 현안들은 교단 지도부가 자기들 입지 강화와 배후 이익을 위해 교단을 이용한 결과"라며 "끝까지 교단 전체의 정서와 의견을 외면하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