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인 존 케리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존 에드워즈 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함에 따라 케리-에드워즈 티켓과 공화당의 조지 W 부시-딕 체니 티켓 간의 불꽃튀는 대결이 시작됐다.

에드워즈 의원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자마자 곧바로 7일부터 케리 대통령 후보와 함께 공화 민주 양당의 접전이 예상되는 오하이오주를 시작으로 오는 11월 대선고지를 향한 표밭 다지기에 나섰다.

에드워즈 부통령 후보는 섬유 직공의 아들로 태어나 소송 전문 변호사로 성공한 후 지난 98년 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51세의 젊은 정치인이다.

케리 후보가 부통령 후보 지명 연설에서 에드워즈를 '용기와 신념을 가진 정치인'이라고 치켜세웠듯이 언론이나 정치평론가들은 케리의 에드워즈 선택이 비교적 적절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경험이 일천한 정치인,미국의 본질적인 가치와 거리가 먼 분열적인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과 자유주의에 경도된 정치인이라고 반격했다.

재계와 월가는 달갑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최대 재계 단체인 상공회의소의 토머스 도나휴 회장은 "우리는 오늘을 새로운 날로 인식해야 할 것 같다"고 논평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케이블 TV인 CNN은 도나휴 회장의 이 같은 평가는 상공회의소가 대선에서 중립을 지켜온 오랜 전통을 깨고 케리-에드워즈 티켓 반대 입장을 밝힐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에드워즈 후보는 지난 90년대 변호사로 활약하며 60여건,1억5천만달러 규모의 소송을 승리로 이끌었다.

대기업과 싸우는 힘없는 개인이나 소액주주,출산과정에서 의사의 실수로 뇌성마비 아이를 갖게 됐다고 주장하는 환자 등 중산층 이하의 소송을 주로 맡았다.

집단소송이나 의료 소송이 남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상공회의소로선 에드워즈의 경력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미국제조업자협회(NAM)의 제리 자시노우스키 회장도 "에드워즈 의원은 변호사로서 기업가 정신이나 혁신에 대해 태생적인 편견을 갖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에드워즈 의원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한 반대,연간소득 24만달러가 넘는 계층에 대한 세금감면 철회,실업수당 확대,최저임금 인상,일자리 해외 이전 기업에 대한 규제 등을 주장해 보수적인 성향인 월가에서도 환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