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경제위기론'에 대한 정부와 경제 전문가들 간의 공방이 최근 들어 '더블딥' 논란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현재 한국 경제가 국민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위기는 아니며, 최근 경기 회복이 더뎌지는 것도 '하강'이 아닌 '정체'로 봐야 한다며 낙관론을 펴고 있다.


반면 각종 민간 경제연구소 및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는 갈수록 성장 잠재력이 하락하고 있으며, 조만간 위기에 봉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그렇다면 경제활동의 양대 축인 소비자와 기업들은 현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통계청과 한국은행 등이 매월 발표하는 통계자료를 통해 본 소비자와 기업들의 체감경기 및 향후 경기 전망은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에 가깝다.


무엇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아왔던 내수 부진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 생활형편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 평가지수는 올들어 계속 70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소비자 평가지수가 100보다 낮을수록 6개월 전보다 현재 경기가 좋지 않다고 보는 가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소비자들의 체감경기가 냉랭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지난 4월 들어 소비자 평가지수는 소폭 오름세를 보였으나 5월 다시 하락세로 반전됐다.


소비자들의 하반기 경기 전망은 현재와 비교해 6개월 뒤의 경기ㆍ생활형편 등에 대한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지수에 잘 반영돼 있다.


이 지수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줄곧 상승, 올 1월에는 98.0까지 올랐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지난 4월을 제외하고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


향후 경기에 대한 정부의 낙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는 갈수록 나빠졌다는 얘기다.


특히 5월 조사에서는 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기준치 100을 웃돌았던 월 3백만원 이상 고소득자들의 기대지수가 처음으로 100선 아래로 떨어져 향후 경기 회복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내수와 직결된 '소비지출 기대지수', '내구소비재구매 기대지수' 등이 일제히 하락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냉랭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월 이후 소폭이나마 상승했던 제조업 업황 BSI는 5월 이후 2개월 연속 하락했다.


또 하반기의 첫 달인 7월의 제조업 업황 전망 BSI도 전달의 82에서 78로 대폭 낮아졌다.


특히 그동안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대기업과 수출기업 등에서도 향후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업체의 수가 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전경련에서 발표하는 BSI가 7월 들어 86.4로 전달인 6월의 92.1에 비해 크게 악화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은행은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이처럼 악화되고 있는 것은 내수 부진이 생각보다 심각한 데다 중국의 긴축 정책, 고(高)유가 등 대외 악재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