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내수 회복 여부, 환율은 정부 개입의 정도가 변수.'


하반기 금리 전망은 의견이 분분하다.


연 4.2%를 마지노선으로 서서히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오히려 인하 압력이 거세지고 있어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분명한 사실은 금리 인하 여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6월 초만 해도 박승 한은 총재가 "금리 인하에 대한 질문을 받고 황당했다"고 말할 정도로 금리 인하는 사실상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2분기에도 내수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자 한은도 인하 압박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근거는 심각한 내수 침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1년째 연 3.75%에 묶여 있는 콜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KB선물은 "하반기 콜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둔화하는 수출, 건설경기 침체 영향으로 시장금리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양증권도 "대외 여건의 회복세와 수출 신장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문의 회복 지연이 금리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금리 전망을 연 4.20∼4.80%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완만한 상승세를 점치는 전망도 있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채권 전망을 통해 "단기적으로 3분기에는 금리 상승 압력에 유의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국내 금리 인하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이것이 하반기에는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우증권도 "시중금리는 2분기를 바닥으로 완만한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의 분위기는 아직 보수적이다.


콜금리 인하 압력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금리를 인하했는 데도 내수와 투자가 살아나기 어렵다면 오히려 물가 불안만 야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반기 환율 전망을 둘러싼 변수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달러당 1천1백∼1천2백원선에서 변동될 것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어 보인다.


다름 아닌 정부의 개입 때문이다.


외롭게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는 수출마저 환율 하락(평가절상) 때문에 흔들리게 할 수 없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최근 외환시장 안정용 국채(종전 외평채) 발행한도를 대폭 확충한 것 자체를 시장에서는 개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주호 HSBC 자금담당 이사는 "하락을 막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그 영향은 향후 상승 압력이 발생하더라도 그 방향으로 움직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정부 개입이 환율을 상하 어느 쪽으로도 움직이지 못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정부의 의지대로 1천1백원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부 개입을 제외한 시장의 가장 큰 변수인 엔ㆍ달러 환율의 변동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 경제의 회복이 가속화되고 있어 엔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