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그룹 총수들은 올 여름휴가를 조용하면서도 내실있게 보낸다는 계획이다.

내수 침체로 경제 위기감이 확산되는 등 경영 환경이 갈수록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고 경영 관련 서적을 읽으며 핵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따로 휴가 일정을 잡지 않고 경영 활동에 전념할 예정이다. 지난달 아산·탕정과 구미공장을 둘러봤던 이 회장은 올 여름 해외 사업을 적극 챙길 계획이다.

8월 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으로 유럽으로 출국하는 이 회장은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개막식을 전후해 독일 슬로바키아 등 유럽 현지공장을 잇따라 방문한다. 이 회장은 이번 방문길에서 동유럽 국가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따른 투자환경을 점검하고 현지 임직원들의 사기를 독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이달 말부터 1주일 정도 휴식을 취할 계획이지만 한남동 자택에 머물면서 화학 및 전자정보통신 중심의 미래 승부 사업 전략 등 하반기 경영 구상에 몰두할 예정이다.

하반기 경영전략 점검과 국내외 영업 역량 회의 개최 등 연일 강행군을 벌이고 있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아직 여름 휴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정 회장은 '글로벌 톱5'를 달성할 수 있도록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는데 최선을 다하도록 임직원들을 독려할 계획이다. 또 다음달 중순 제주도 해비치 리조트에서 열리는 신입사원 수련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특별한 여름휴가 계획 없이 주말을 이용,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휴가기간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한 미래수익 기반확대 등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예전에도 따로 여름 휴가를 가지 않았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8월4일부터 6일까지 고(故) 정몽헌 회장 1주기를 맞아 금강산을 방문,현지에 있는 정 회장 추모비에 헌화하고 신입사원 수련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8월 초순쯤 특별한 계획없이 4박5일가량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업무상 수시로 해외에 나가는 탓에 휴가 일정을 따로 잡지 않고 짬짬히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DVD 영화감상 등 평소의 취미생활을 즐길 계획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