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이 8일 쌍방울의 경영권을 확보함에 따라 사업다각화를 추진 중인 대한전선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02년 쌍방울 계열이었던 무주리조트에 이어 이날 쌍방울의 경영권을 확보한데다 진로의 인수도 추진하는 등 공격적인 M&A(기업인수.합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진로의 인수까지 성공하면 대한전선은 주력사업인 전선,금속에서 의류(쌍방울),주류(진로),레저(무주리조트)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게 된다.

◆쌍방울 경영 정상화에 주력=올 들어 쌍방울 주식 33.14%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대한전선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쌍방울 임시주총에서 김성구 대한전선 상무와 고승환 전 베스트티 대표,천주욱 전 CJ코퍼레이션 대표 등 3명을 신임 이사로 선임하는데 성공,쌍방울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대한전선은 9일 이사회를 열어 김성구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쌍방울의 2대 주주이면서 대한전선의 쌍방울 인수에 제동을 걸어온 SBW홀딩스도 주총 직후 민·형사 소송을 취하하기로 함에 따라 2년 이상 끌어온 쌍방울의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은 쌍방울 경영 정상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경영권분쟁 종식을 요구하며 8일부터 출근 거부 투쟁을 벌이는 쌍방울 직원들도 더이상 출근을 거부할 명분을 잃어 대한전선에 한층 유리해졌다.

쌍방울의 김성구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이날 "이제 정상적으로 경영을 할 수 있게된 만큼 회사의 실태를 면밀히 분석해 옛 명성을 되찾는데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대한전선 투자회사로=대한전선은 고 설원량 회장이 살아있던 지난 2002년께부터 전선 사업이 성숙기에 들어섰다고 판단,사업다각화를 추진해왔다.

2002년 1천4백73억원을 투자,무주리조트(지분율 93.8%)를 인수했다.

현재 진로를 인수하기 위해 진로의 담보채권,정리채권 등에 3천5백억원을 투자해 최대 채권자로 올라섰으며 향후 1조3천억원을 추가 투자해 법정관리 중인 진로의 경영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정리계획안을 법원에 낸 상태다.

◆M&A시장의 큰 손=대한전선은 예금과 적금 등 단기금융상품 2천여억원,데이콤 한미은행 SK텔레콤 등 투자유가증권 1천6백여억원을 포함,모두 5천억원이 넘는 현금동원능력을 갖고 있어 M&A 시장에선 '큰 손'으로 통한다.

대한전선의 하성임 기획관리담당 상무는 "지난 3월 타계한 설원량 전 회장의 사업다각화 계획은 지금 변함이 없고 쌍방울 경영권 인수도 같은 맥락"이라며 "앞으로 대한전선 내 전선 사업의 비중은 줄이고 투자회사의 성격을 가미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