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전송방식에 관한 "표준"이 결정됨에 따라 증시에서 관련 수혜주 찾기가 활발하다.

이번 표준 결정은 차세대 고성장 산업으로 꼽히는 디지털방송 사업이 본격화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관련 업체들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8일 증시에서는 디지털방송 수혜주로 꼽히는 중소형 종목들의 주가가 발빠르게 움직였다.

디지털 셋톱박스와 LCD모니터 등을 생산하는 택산아이엔씨,위성방송 수신기제조업체인 현대디지탈텍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동종 부품업체인 청람디지탈(9.80%),한단정보통신(5.18%),휴맥스(1.55%) 등도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디지털방송용 PDP-TV와 LCD-TV를 생산하는 대형주들은 둔감한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디지털TV 전송방식 결정으로 △정책의 불확실성을 해소했고 △표준화를 통한 대량생산으로 디지털TV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점에서 관련주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디지털방송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들어 일부 종목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도 있다.

◆관련 수혜주는

무엇보다 디지털TV용 부품(셋톱박스,PCB기판 등)을 생산,납품하는 중소형 부품업체들의 수혜가 클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휴맥스와 한단정보통신 청람디지탈 기륭전자 현대디지탈텍 택산아이엔씨 대덕GDS 삼영전자 자화전자 LG마이크론 등을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았다.

대신증권 함성식 연구원은 "이들 업체는 대부분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관련 부품판매에 의존하고 있어 디지털TV 수요가 늘어날 경우 곧바로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TV 및 PDP 등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LG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대형주들도 관련 수혜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전체 매출액에서 디지털TV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디지털방송 표준 결정이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관측이다.

◆중장기적 수혜 기대

LG투자증권 구희진 반도체·가전팀장은 "이번 표준방식 결정으로 관련 기업들에 당장 수혜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표준화를 통해 고가 제품인 LCD-TV,PDP-TV가 대량생산됨으로써 가격인하 여력이 생길 경우 구매를 자극해 관련 업체들의 매출증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빠르면 올해 말께부터 디지털TV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배승철 연구원은 "디지털TV 본격 상용화는 아직 이른데다 관련업계도 대부분 수출에 의존하는 만큼 국내 전송방식 결정이 당장 관련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거나 수익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며 "셋톱박스 관련주들의 주가가 단기 급등하더라도 추격매수는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