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전송방식이 미국식으로 최종 확정되자 전자업계는 "TV 르네상스 시대"를 맞게 됐다며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말이면 국민의 80% 이상이 디지털TV를 시청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내수경기 회복에 불을 지필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탄생했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더욱이 전송방식의 확정으로 한국 메이커들이 세계 디지털TV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반가워하고 있다.

◆급성장할 디지털TV 시장

업계는 전송방식이 확정되면서 방송사들이 서둘러 디지털TV 방송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자 그동안 디지털TV 구입을 망설여오던 소비자들이 본격적인 구매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당장 하반기에 국내 디지털TV 시장이 상반기에 비해 30%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디지털TV 생산량의 30% 수준인 디지털 방송수신기 일체형 모델 비중을 올 연말까지 50% 수준으로 확대키로 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TV 판매 규모는 올해 80만대 수준에서 내년에는 1백20만대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디지털 방송 시간이 확대되면서 판매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아날로그TV에서 디지털TV로 전환하면서 생기는 시장 규모가 과거 흑백TV에서 컬러TV로 전환하는 과정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지털TV 3대 수출품목 부상

이번 결정으로 디지털TV가 반도체와 휴대폰에 이어 3대 수출품목으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디지털TV 전송방식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됨에 따라 전자업계가 과감한 투자에 나설 기세인 데다 세계 시장도 아날로그TV 시장에서 디지털TV 시장으로 급속히 전환하는 길목에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은 오는 2006년까지 방송의 디지털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영국과 프랑스는 2010년에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들이 예상하는 디지털TV의 세계시장 규모는 어림잡아 2005년 2백20억달러,2006년 3백30억달러,2007년 5백억달러 규모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지난해 전체 TV 가운데 디지털TV 비중이 7.1%에 불과했으나 올해 12% 이상으로 증가하고,2008년에는 6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본격 마케팅 착수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일체형 TV 제품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아테네 올림픽과 연계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국내 디지털TV 수요를 꾸준히 늘려 나갈 전략이다.

LG전자는 고객의 디지털TV 체험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동형 체험관 운영,딜러 및 소비자 대상 로드쇼 실시,대리점 내 상설 비교시연장 운영,모델하우스 전시,제품라인업 확대 등에 주력키로 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우선 HD급 50인치 LCD 프로젝션 TV를 시작으로 LCD TV 세가지 모델,HD 튜너내장 PDP TV,HD 일체형 와이드 프로젝션 TV 등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주변기기 시장도 급팽창

국내에서는 스카이위성방송과 최근들어 디지털방송으로 바뀌고 있는 케이블TV 업체에 디지털 셋톱박스를 공급하면서 주변기기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초기단계 수준이다.

따라서 이번에 정부가 디지털TV 전송방식에 대한 결론을 내림에 따라 셋톱박스 업체들은 국내 시장참여를 위한 준비에 나서기 시작했다.

휴맥스 관계자는 "디지털TV 방송이 본격화되면 국내 시장에 적극 뛰어들 것"이라며 "내년에 TV내장형 디지털 셋톱박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단정보통신은 최근 삼보컴퓨터와 제휴,올 연말 출시 목표로 인터넷서비스와 고화질 TV시청이 가능한 디지털 셋톱박스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계주·장경영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