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상 최대규모의 회계부정 사건으로 기소된 케네스레이 전(前) 엔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한때 조지 부시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지자 백악관이 해명에 나서는 등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텍사스주 출신으로 동향인 레이 전 회장이 각종 선거에서 후원자역할을 톡톡히 하자 `케니 보이'라는 별명을 부를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8일 부시 대통령과 레이 전 회장이 만난것이 "한참 오래 전"이라면서 이들이 친구관계였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그가 과거 민주당과 공화당을 지지했던 사람중 한명"이라고일축했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국민과 주주, 정부 감독기관을 속인 레이 전 회장의 기소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기를 거부한 채 부시 대통령이 기업사기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만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선거자금 감시단체인 반응정치센터(CRP)는 레이 전 회장과 아내 린다는 1989년-2001년 사이 연방 선거 입후보자들에게 88만2천580달러를 기부했으며 이중 8만6천470달러를 제외하고는 모두 공화당에 기부했다고 전했다.

엔론과 임직원들도 1998년-2001년 사이 공화당 후보들에 300만 달러를 기부한반면 민주당에는 100만달러만 기부하는 등 레이 전회장은 친(親) 공화당 인사였다고말했다.

비영리 정부 감시단체 퍼블릭 인테그리티 센터(CPI)도 레이 전회장이 부시 대통령에게 수년간 13만9천500달러를 기부하는 등 엔론 임직원들은 모두 60만2천달러를기부, 2001년 파산전까지 부시 대통령의 주요 후원자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레이 전 회장 부부는 2001년 부시 대통령 취임식을 위해 10만달러를 기부했으며 2000년 대선을 위해 10만 달러를 기금을 별도로 조성해 대통령의 최고 선거모금책에 붙여지는 칭호인 ‘선구자’(pioneer) 지위를 얻기도 했다고 전했다.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측은 이와 관련, 현 정부가 엔론사태 처리를 일부러지연했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레이 전 회장과 부시가(家)의 인연은 최소한 부시 현 대통령의 아버지가 대통령으로 재직할 당시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이 열렸던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레이는 당시 주최위원회의 공동회장직을 맡았으며 1992년에도 휴스턴에서 열린공화당 전당대회 개최위원회 공동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