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잡을데 없는 샷을 날리고도 80타벽을 깨지 못하는 수가 있다.

어설픈 매니지먼트때문이다.

골프에서 샷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다.

나머지 70%는 판단력이다." (벤 호건)

연습에만 몰두해 '스윙 머신'이 된다고 해서 훌륭한 골퍼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타이거 우즈나 애니카 소렌스탐 등 현존하는 남녀 최고의 골퍼들은 기(技)와 지(智)를 겸비한 선수다.

그들은 샷 자체도 세계 정상급이지만 뛰어난 판단력으로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소렌스탐이 지난달 미국LPGA투어 맥도날드챔피언십 최종일 16번홀에서 보여준 기발한 코스공략이 대표적인 예다.

벤 호건(1912∼97·미국)의 말은 '전략 부재'의 아마추어 골퍼들뿐 아니라 어려서부터 학업을 전폐하다시피하고 스윙을 가다듬는 데만 몰두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내 주니어 선수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골프는 클럽선택에서부터 퍼트라인 결정에 이르기까지 판단에서 시작해 판단으로 끝난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것도 스스로 해야 한다.

샷은 그 다음의 문제다.

그래서 '골프는 멘탈 게임'이라고 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