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는 자기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며 미래성장을 위한 기틀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9일 대검 별관에서 개최된 '대검찰청 포럼'의 연사로 나와 현재의 경제상황을 이같이 진단하고 "투자촉진이야말로 경제난의 최우선 해결책이므로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40여년간 기업과 금융기관의 미시적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에 좋았던 경제성장률 등 거시 지표까지 최근 들어 좋지 못한 상황"이라며 "경제주체들의 불안감을 제거하기 위해 정부가 우선 쉬운 과제를 정하고 이를 이행하는 모습을 통해 신뢰감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정부가 경제규모 확대로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1인당 소득수준 2만달러를 강조하지만 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이 목표는 대달러 환율에 따라 가변적인 것일 뿐더러 인위적으로 만들려면 더 큰 부작용이 생긴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시적 관점에서는 기업의 투명성 제고를 통해 투자자들을 유도하고 커다란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적자생존의 원칙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한계기업을 퇴출시키는 메커니즘이 마련돼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정 총장은 "장기적으로는 우수한 인적 자원 구축을 위한 대학교육의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면서 "한국 경제처럼 과잉·중복투자의 모순을 안고 있는 대학 역시 다양화,기초강화에 주력하되 정부가 대학의 자율성을 높여주고 투자지원을 늘려주는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정 총장의 특강에는 송광수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간부와 평검사,일반직원 등 2백여명이 참석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