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부동산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

투자 대상도 오피스 빌딩에서 쇼핑몰 및 물류시설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동남아시아 최대 부동산 투자회사로 싱가포르 정부계 자본인 캐피터랜드는 9일 앞으로 3년간 쇼핑센터 등 상업시설에 최대 1천억엔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 펀드들도 올 들어 부동산 매입에 적극 나선 상황이다.

이는 경기 회복세 영향으로 지가 하락세가 멈춘 데다,고정자산의 시가 평가가 의무화되는 2005년을 앞두고 기업들이 자산 매각에 적극적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캐피터랜드의 류문룡 사장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년간 일본의 상업 시설을 20여건 매입할 계획"이라면서 "유럽과 아시아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투자펀드를 만들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도쿄 시내 쇼핑몰을 50억엔에 매입했으며,도쿄 주변과 나고야 오사카 후쿠오카 등 주요 도시 10여개 상업시설의 매입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의 경우 긴자 신주쿠 등 도심 상업시설 뿐만 아니라 변두리에 있는 50억~2백억엔 정도의 중급 시설도 물색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에 '캐피타 리테일 재팬'을 설립했다.

싱가포르 정부가 보유 중인 외환을 운용하는 싱가포르정부투자공사(GIC)도 6월 초 시나가와에 위치한 시사이드의 이스트타워와 웨스트타워를 4백25억엔에 매입하는 등 싱가포르 투자업체들의 대일투자가 빨라지고 있다.

미국계 부동산투자회사인 AMB블랙파인은 지난 4월 도쿄로부터 시 공유지를 1백6억엔에 취득했다.

시 정부가 당초 제시한 금액보다 90% 높은 가격이다.

미즈호증권의 이시자와 다쿠시 수석 애널리스트는 "80년대 말 버블기와 같은 투기적인 부동산 매입은 아닌 것 같다"며 "부동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