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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아쉬움만 남긴 이산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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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3시 강원도 속초 대명콘도 로비.반세기 동안 부모 형제와 헤어져 살아온 이산가족들이 이곳에 속속 도착했다.

    장거리여행으로 인해 얼굴에선 피곤함이 묻어나왔지만 그리운 혈육에게 건네줄 선물꾸러미를 든 두 손에는 힘이 넘쳤다.

    남측 상봉단 1진 이산가족 4백76명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문재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문 수석은 흥남에서 헤어진 여동생 강병옥씨(55)를 만나려는 어머니 강한옥씨(77)와 함께 서울에서 직접 차를 몰고 왔다.

    문 수석은 6남매 중 첫째인 어머니가 이모를 만나는 과정에서 충격을 받을까봐 임시 진료소에서 건강검진을 받도록 했다.

    문 수석은 어머니가 시집간 뒤에 태어난 이모라고 설명하면서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문 수석은 "이제 어머님의 건강이 전과 같지 않습니다"고 말했다.

    상봉단 모두 살아온 과정은 달라도 문 수석의 어머니처럼 '그리움'이 뼈에 사무친 사람들이다.

    약 1백20만명으로 추산되는 남측 이산가족 1세대 중 문 수석의 어머니는 아주 운이 좋은 편이다.

    6·15선언 이후 이번까지 10차례 이산가족상봉이 이뤄지는 동안 북측 가족을 만난 사람은 6천명을 넘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 6월 말까지 정부에 북측가족 상봉을 신청한 사람은 12만3천3백69명.이 중 70세 이상 고령자가 66%를 차지한다.

    대한적십자사는 매년 1만명가량의 이산가족이 북측 혈육을 보지 못한 채 숨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오후 4시 단체상봉행사가 열린 금강산 온정각 휴게소.시간이 흐르면서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북에 두고 온 아들 승호씨를 만난 주애기씨(95)의 주름진 얼굴에는 눈물이 멈출줄 몰랐다.

    반세기만에 다시 만난 부부와 형제,자매들은 회한과 오열 속에 지나간 세월을 아쉬워했다.

    "북측 가족을 만난 노인들은 이제 눈을 감고 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루빨리 금강산에 상설면회소를 설치해 이산가족들이 정례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남과 북이 더 노력해야 합니다." 그간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지원해온 적십자사 간부는 눈시울을 훔치며 이같이 말했다.

    금강산=최승욱 정치부 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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