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고수를 찾아서] (6) 임달호씨 ‥ '부동산 귀재'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임달호씨(42)가 본격적인 부동산 투자에 나선 것은 지난 99년 하반기부터다.
서울 대치동에서 작은 학원을 운영하며 수학을 가르치던 그는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업실패로 빚이 만만치 않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당시 살던 집(구의동)을 팔고 빚을 정리하고 나니 달랑 7천만원이 남았다.
이 종자 돈을 바탕으로 4년 만에 수십 배의 '대박'을 터뜨렸다.
재건축 아파트를 수십 번 거래했지만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 숫자의 천재
부동산 투자를 결심하고 난 후엔 학원 인근의 중개업소로 매일 '출근도장'을 찍었다.
학원 수업이 시작되는 저녁 무렵까지 중개업소에 눌러앉았다.
외환위기 이후 급전직하했던 강남 집값이 반등기미를 보이고 있던 때였다.
수학강사 임씨는 숫자에 특히 밝았다.
부동산중개업자들이 오히려 그에게 물어볼 정도로 서울 시내의 모든 아파트 시세를 머리 속에 넣고 다녔다.
당시 임씨의 꿈은 학원 인근에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었다.
종자 돈 7천만원과 은행 대출을 합해 개포동 주공아파트 25평형을 1억8천만원에 매입했다.
은행금리가 연 10% 안팎으로 만만치 않았지만 집값만 오르면 이자비용을 충분히 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첫 투자였다.
<> 강남 핵심지역만 공략
임씨는 강남 핵심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만 투자대상으로 삼았다.
강남 중개업소 '생활'을 하면서 강남권에 대한 대기수요가 많다는 점을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배가 침몰할 때 꼭대기에 있는게 가장 안전한' 것처럼 핵심지역에 투자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지론도 생겼다.
2001년 초가 되자 강남지역 전세비율이 매매가 대비 70% 수준으로 치솟았다.
집값이 앞으로 크게 뛸 것이란 직감이 들었다.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해 4월 개포주공 25평형을 2억2천만원에 팔았다.
일단 1년6개월만에 4천만원의 이익을 본 셈이었다.
학원강사로 번 소득을 합쳐 다시 개포주공 31평형을 2억7천만원에 매입했다.
강남 집값이 무섭게 뛰기 시작했다.
마음이 조급했다.
은행 담보대출을 받아 개포동과 가락동 일대의 재건축아파트 4채를 동시에 사들였다.
당시 재건축 아파트 한 채 가격은 2억~3억원 수준으로, 3천만~4천만원만 있으면 전세를 끼고 한 채씩 매입할 수 있었다.
매입 후 3~4개월만에 모두 처분했다.
양도소득세를 다 내고도 한 채당 1백% 이상 수익률을 낼 수 있었다.
수 개월 만에 현금 2억5천만원 가량을 손에 쥐게 됐다.
<> 저밀도 재건축으로 방향 틀어
2002년이 되면서 정부정책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언론에서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규제책이 계속 거론됐다.
위험관리를 해야하는 시기라고 생각했다.
'사업승인'을 받은 저밀도 재건축이 가장 안전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정부에서 용적률을 계속 낮추는 추세란 점을 감안하면 사업승인을 받지 않은 초기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이미 사업이 확정된 저밀도 재건축 아파트는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측했다.
임씨의 판단은 적중했다.
임씨는 당시 저밀도 재건축아파트 두 채를 동시에 매입했다.
역삼동 개나리아파트와 도곡동 주공아파트를 각각 6억원과 5억3천만원에 샀다.
현재 시세는 각각 12억원과 14억원.
두 곳 모두 재건축 분양권 상태이기 때문에 임씨는 세법상 1가구 1주택자다.
세금까지 아끼면서 효율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 임 선생, 온라인 시솝 되다
임씨는 부동산투자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정보'를 꼽는다.
특히 살아 있는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좋아동(좋은 아파트를 찾는 동호회)'이란 온라인 동호회를 직접 만들었다.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5백여명이 회원으로 몰렸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4~5개월마다 오프라인 모임을 가지면서 지역정보를 교환했다.
임씨의 역할은 주로 강남 일대 재건축아파트의 매입시점과 수익성 분석을 도와주는 일이었다.
그를 따라 투자했던 회원들이 모두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부동산고수 임 선생'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열렬한 팬들도 생겼다.
임씨는 작년 말 아예 학원강사 생활을 접었다.
부동산업계로 투신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4월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현도컨설팅을 세웠다.
전업 부동산 컨설턴트로 변신한 것이다.
<> 이젠 땅 투자 시작할까
임씨는 작년부터 땅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정부 규제가 너무 강화됐기 때문이다.
김포 등 신도시 예상지역을 중심으로 조금씩 투자에 나섰다.
사전 정보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김포신도시 지정 직전 2천평 가량의 대지를 평당 35만원에 매입했다.
현재 시세는 80만원 안팎.
임씨가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땅을 꼽는 이유는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실제 신도시로 확정되면 반드시 땅값은 뛰게 마련이다.
둘째 인근지역에서 토지보상을 시작하면 현금이 풀리면서 한 차례 더 오른다.
셋째 아파트 입주시점에 맞춰 교통환경이 대폭 개선되면 또다시 오르게 된다.
따라서 신도시 예상지역에 투자할 땐 최소 5년 이상 보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게 좋다고 임씨는 조언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
< 부동산투자 6계명 >
1. 현장에 가면 답이 나온다
2. 핵심 중의 핵심만을 공략한다
3. 은행 대출이자를 겁내지 마라
4. 정부정책에 역행하지 말라
5. 인적네트워크를 최대 활용하라
6. 항상 합법적으로 거래하라
서울 대치동에서 작은 학원을 운영하며 수학을 가르치던 그는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업실패로 빚이 만만치 않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당시 살던 집(구의동)을 팔고 빚을 정리하고 나니 달랑 7천만원이 남았다.
이 종자 돈을 바탕으로 4년 만에 수십 배의 '대박'을 터뜨렸다.
재건축 아파트를 수십 번 거래했지만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 숫자의 천재
부동산 투자를 결심하고 난 후엔 학원 인근의 중개업소로 매일 '출근도장'을 찍었다.
학원 수업이 시작되는 저녁 무렵까지 중개업소에 눌러앉았다.
외환위기 이후 급전직하했던 강남 집값이 반등기미를 보이고 있던 때였다.
수학강사 임씨는 숫자에 특히 밝았다.
부동산중개업자들이 오히려 그에게 물어볼 정도로 서울 시내의 모든 아파트 시세를 머리 속에 넣고 다녔다.
당시 임씨의 꿈은 학원 인근에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었다.
종자 돈 7천만원과 은행 대출을 합해 개포동 주공아파트 25평형을 1억8천만원에 매입했다.
은행금리가 연 10% 안팎으로 만만치 않았지만 집값만 오르면 이자비용을 충분히 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첫 투자였다.
<> 강남 핵심지역만 공략
임씨는 강남 핵심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만 투자대상으로 삼았다.
강남 중개업소 '생활'을 하면서 강남권에 대한 대기수요가 많다는 점을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배가 침몰할 때 꼭대기에 있는게 가장 안전한' 것처럼 핵심지역에 투자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지론도 생겼다.
2001년 초가 되자 강남지역 전세비율이 매매가 대비 70% 수준으로 치솟았다.
집값이 앞으로 크게 뛸 것이란 직감이 들었다.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해 4월 개포주공 25평형을 2억2천만원에 팔았다.
일단 1년6개월만에 4천만원의 이익을 본 셈이었다.
학원강사로 번 소득을 합쳐 다시 개포주공 31평형을 2억7천만원에 매입했다.
강남 집값이 무섭게 뛰기 시작했다.
마음이 조급했다.
은행 담보대출을 받아 개포동과 가락동 일대의 재건축아파트 4채를 동시에 사들였다.
당시 재건축 아파트 한 채 가격은 2억~3억원 수준으로, 3천만~4천만원만 있으면 전세를 끼고 한 채씩 매입할 수 있었다.
매입 후 3~4개월만에 모두 처분했다.
양도소득세를 다 내고도 한 채당 1백% 이상 수익률을 낼 수 있었다.
수 개월 만에 현금 2억5천만원 가량을 손에 쥐게 됐다.
<> 저밀도 재건축으로 방향 틀어
2002년이 되면서 정부정책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언론에서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규제책이 계속 거론됐다.
위험관리를 해야하는 시기라고 생각했다.
'사업승인'을 받은 저밀도 재건축이 가장 안전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정부에서 용적률을 계속 낮추는 추세란 점을 감안하면 사업승인을 받지 않은 초기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이미 사업이 확정된 저밀도 재건축 아파트는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측했다.
임씨의 판단은 적중했다.
임씨는 당시 저밀도 재건축아파트 두 채를 동시에 매입했다.
역삼동 개나리아파트와 도곡동 주공아파트를 각각 6억원과 5억3천만원에 샀다.
현재 시세는 각각 12억원과 14억원.
두 곳 모두 재건축 분양권 상태이기 때문에 임씨는 세법상 1가구 1주택자다.
세금까지 아끼면서 효율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 임 선생, 온라인 시솝 되다
임씨는 부동산투자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정보'를 꼽는다.
특히 살아 있는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좋아동(좋은 아파트를 찾는 동호회)'이란 온라인 동호회를 직접 만들었다.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5백여명이 회원으로 몰렸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4~5개월마다 오프라인 모임을 가지면서 지역정보를 교환했다.
임씨의 역할은 주로 강남 일대 재건축아파트의 매입시점과 수익성 분석을 도와주는 일이었다.
그를 따라 투자했던 회원들이 모두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부동산고수 임 선생'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열렬한 팬들도 생겼다.
임씨는 작년 말 아예 학원강사 생활을 접었다.
부동산업계로 투신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4월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현도컨설팅을 세웠다.
전업 부동산 컨설턴트로 변신한 것이다.
<> 이젠 땅 투자 시작할까
임씨는 작년부터 땅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정부 규제가 너무 강화됐기 때문이다.
김포 등 신도시 예상지역을 중심으로 조금씩 투자에 나섰다.
사전 정보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김포신도시 지정 직전 2천평 가량의 대지를 평당 35만원에 매입했다.
현재 시세는 80만원 안팎.
임씨가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땅을 꼽는 이유는 세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실제 신도시로 확정되면 반드시 땅값은 뛰게 마련이다.
둘째 인근지역에서 토지보상을 시작하면 현금이 풀리면서 한 차례 더 오른다.
셋째 아파트 입주시점에 맞춰 교통환경이 대폭 개선되면 또다시 오르게 된다.
따라서 신도시 예상지역에 투자할 땐 최소 5년 이상 보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게 좋다고 임씨는 조언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
< 부동산투자 6계명 >
1. 현장에 가면 답이 나온다
2. 핵심 중의 핵심만을 공략한다
3. 은행 대출이자를 겁내지 마라
4. 정부정책에 역행하지 말라
5. 인적네트워크를 최대 활용하라
6. 항상 합법적으로 거래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