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업계는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 디지털 셋톱박스 시장이 본격 열린다는 데 고무돼 있다.

'황금알'을 낳을 새로운 시장이 국내에 마련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셋톱박스 업체들은 기술력과 품질력을 내세워 유럽 중동 동남아지역 수출에 주력해왔다.

현재 국내는 스카이위성방송과 최근 들어 디지털방송으로 바뀌고 있는 케이블TV 업체에 디지털 셋톱박스를 공급하면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초기 단계 수준이다.

업계는 내년에 국내 디지털 셋톱박스 시장이 1백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셋톱박스 업체는 대표주자인 휴맥스를 비롯 토필드 한단정보통신 노드시스템 홈캐스트 등을 포함,모두 1백여개에 이른다.

그동안 국내 디지털TV 전송방식이 결정되기를 기다려왔던 셋톱박스 업계는 최근 정부가 미국방식(ATSC)으로 결론내림에 따라 이르면 올 연말부터 내수시장에 본격 뛰어들기로 하고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내수시장 공략을 가장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곳은 셋톱박스 대표주자인 휴맥스.이 회사는 이미 개발된 미국 전송 방식의 디지털 셋톱박스를 올 하반기 미국 수출과 함께 내수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보급형 셋톱박스와 개인영상녹화기(PVR)가 내장된 고급형 셋톱박스를 백화점과 대형 양판점을 통해 팔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특히 내년 1분기 중 26∼42인치 중대형 디지털TV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필드는 위성용 및 지상파용 개인영상녹화 기능이 있는 셋톱박스를 만들어 유럽에 수출하고 있다.

회사측은 독일 디지털 전문잡지인 'SATVISION' 6월호와 비디오기기 잡지인 'VIDEO' 5월호에서,호주의 전자제품 평가잡지인 'T3' 5월호에서 자사 제품이 최우수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이러한 해외에서의 기술력 평가를 토대로 하반기 중 국내용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내수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내수시장용으로 계획하고 있는 제품은 보급형 셋톱박스와 PVR 기능이 내장된 셋톱박스 두 가지다.

또 한단정보통신도 국내 디지털TV 방송시대에 발맞춰 내수용 셋톱박스를 내놓기로 하는 등 마케팅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최근 삼보컴퓨터와 제휴했으며 올 연말 출시 목표로 인터넷서비스와 TV시청이 가능한 디지털 셋톱박스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 함께 노드시스템은 독자기술을 갖고 있는 HD(고화질)용 디지털 셋톱박스로 올 연말부터 내수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회사측은 HDTV의 일반가정 보급이 늘고 있어 셋톱박스도 보급형보다는 HD용 디지털 셋톱박스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