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던 번호 그대로 가입회사를 바꾸는 번호이동제도가 유ㆍ무선 전화시장을 다시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1일 무선전화의 번호이동제도가 KTF 고객으로 확대 적용되면서 하루평균 1만1천여명의 KTF 고객이 SK텔레콤으로 서비스업체를 바꾸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에서 KTF로 번호이동을 하는 고객은 하루 평균 2천여명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객을 빼앗으려는 SK텔레콤과 지키려는 KTF가 또다시 전면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한때 주춤했던 단말기 시장도 번호이동제도의 확대시행으로 활기를 띨 전망이다.
지난해 6월 일부 지방도시부터 시작된 유선(시내)전화 번호이동제도도 지난 1일에는 부산지역에 적용된데 이어 8월부터는 서울을 마지막으로 전국으로 확대 적용된다.
하나로텔레콤은 저렴한 요금을 앞세워 하반기에 20만명 이상의 신규고객을 확보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반면 KT는 고객서비스 강화로 번호이동바람을 조기에 차단할 계획이다.
◆ 무선전화 지각변동 =올해 초 SK텔레콤 고객에 대한 1차 번호이동제도가 도입된 이후 1백45만명의 SK텔레콤 고객이 KTF와 LG텔레콤으로 가입회사를 갈아치웠다.
하루평균 8천여명의 SK텔레콤 고객이 KTF와 LG텔레콤으로 가입회사를 바꾼 셈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SK텔레콤 가입자 2백만명이 대이동을 할 것이라는 당초의 전망이 적중할 것으로 보인다.
번호이동제 도입 등으로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54.5%에서 지난 6월 말 51.31%로 3.19%포인트나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 1일부터 시작된 KTF고객에 대한 번호이동제도가 도입된 후 시장의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다.
13일까지 15만명, 하루평균 1만1천여명이 KTF에서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을 했다.
오는 20일 이후 LG텔레콤의 영업정지가 풀리면 번호이동 고객은 더욱 늘어나게 돼 하반기 이동통신 시장은 본격적인 번호이동 2라운드에 들어서는 셈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적어도 1백만명 이상의 번호이동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하반기에 고객의 편의를 높이는 부가서비스를 집중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확보한 예약가입자만도 15만명에 이른다.
SK텔레콤은 7월에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앤큐리텔 등 빅3는 물론 SK텔레텍 모토로라 VK 등으로부터 값비싼 첨단제품부터 중저가 제품까지 다양한 단말기를 공급받아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줄 계획이다.
KTF는 올해 초부터 지난 6월 말까지 6개월동안 1백50만명의 가입자를 늘려 올해 순증가입자 확보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이에 따라 기존 가입자의 유지를 올해 하반기 목표로 정하고 010 신규가입자 시장을 집중 공략해 번호이동으로 빠져 나가는 가입자 감소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www.010.com'의 인터넷도메인을 확보하고 고객서비스센터 전화번호에 1588-0010을 추가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오는 24일부터는 신규가입을 원하는 고객이 인터넷(www.010.com,www.ktfmembers.com)에서 직접 원하는 번호를 선택할 수 있는 010번호 셀프예약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 하나로텔레콤 거센 도전 =지난달 말까지 시내전화 시장에서 번호이동을 한 고객은 5만8천여명.
비록 일부 지역이지만 지난해 6월부터 이 제도가 도입된 점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1일 이후 부산지역에서만 하루 평균 5백여명이 KT에서 하나로텔레콤으로 번호이동 신청을 하는 등 탄력을 받고 있다.
8월초 서울지역에 이 제도가 도입되면 수십만명이 번호이동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올해 시내전화시장에서 20만명의 신규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시내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을 묶어 할인 판매하는 상품의 경우 KT에 비해 가격이 20% 가까이 더 싸다.
KT는 전국 각지에 있는 전화국을 애프터서비스(AS) 망으로 활용함으로써 대고객 서비스 강화로 가입자 이탈을 막을 계획이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