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 등 초저가 화장품 브랜드숍 출현에 이어 최근 업계 1위 기업인 태평양까지 브랜드숍 운영에 나서는 등 화장품 시판유통이 일반 전문점에서 브랜드숍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전 제품을 1만원 이하로 파는 초저가 브랜드숍 미샤의 매장 수는 작년 61개에서 현재 1백75개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 매출 1백30억원을 기록한 미샤는 올 상반기에만 5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오는 8∼9월께 2백호점 돌파,연말까지 2백50개 점포 개점을 예상하고 있다.

작년 12월 초저가 브랜드 시장에 진출한 '더페이스샵'도 92개 매장에 올 상반기 3백5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등 급성장 중이다.

현재 업계가 추산하는 초저가 브랜드숍은 약 3백70개.연말까지 최소 2백여곳의 초저가 브랜드숍이 추가 오픈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달 들어서는 대형 화장품 메이커인 태평양까지 신개념 브랜드숍인 '휴플레이스'를 개점,브랜드숍 확산에 불을 댕기고 있다.

서울 봉천동과 제주 산본 부천 등 4곳에 오픈한 휴플레이스는 직영·가맹점 형태로 단일 브랜드 제품만 팔고 있는 초저가 화장품 브랜드숍과 달리 기존 전문점 유통망을 그대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봉천 1호점의 경우 입점 브랜드 16개(기초화장품 기준) 중 11개가 '라네즈' '아이오페' '마몽드' '에뛰드' 등 태평양(계열사 포함) 브랜드다. 이달 중 추가 개점할 대구와 부산 휴플레이스는 1백% 태평양 브랜드만 판매할 예정이다.

태평양은 점주의 의견과 지역 상권 특성에 따라 타사 브랜드도 수용한다는 입장이지만 휴플레이스 입점 브랜드의 최소 절반은 태평양 브랜드로 구성,연말까지 총 1백개의 휴플레이스를 오픈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라네즈걸' 등 신규 런칭 브랜드나 가을께 리뉴얼할 '아이오페' 등을 휴플레이스 점포에 우선 공급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급속하게 확산 중인 초저가 브랜드숍과 '휴플레이스'에 더해 지방 상권을 중심으로 일부 전문점주와 화장품 메이커 간에 이뤄지고 있는 소규모 프랜차이즈 방식 체인형 전문점까지 감안할 경우 연말께 브랜드숍은 8백∼9백여곳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현재 8천∼9천개로 추산되는 전문점 시장의 약 10%에 달하는 규모다.

미샤 관계자는 "24시간 편의점이 동네 구멍가게를 대체한 것처럼 화장품 판매·유통에서도 브랜드숍이 기존 전문점을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평양 관계자는 "이제는 화장품 전문점도 쾌적한 쇼핑공간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숍'으로 바뀌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