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가 반도체 산업에 경고음을 울렸다.

메릴린치는 12일 반도체 산업이 하반기에 수요 둔화와 가격부진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사 분석가들은 내년에도 전 세계 반도체칩 판매가 당초 예상했던 16%보다 훨씬 낮은 6%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반도체산업협회는 올해 칩 판매가 연간 사상 최고치인 2천1백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메릴린치 분석가들은 이에 대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재무 전망이 나빠질 위험성은 2002년 초 이후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등급도 '비중확대'에서 '비중축소'로 낮췄다.

대표적인 반도체칩 회사인 인텔의 등급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한 분석가는 "단기적으로 반도체 주가가 오름세를 탈 수 있지만 향후 12개월간 주가 전망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반면 베어스턴스의 거린더 칼라 분석가는 "반도체 주식 전체를 내팽개칠 정도로 사정이 나쁘지 않다"며 메릴린치에 비해 덜 비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뉴욕 증시는 이날 국제유가 진정으로 하락세에서 벗어났지만 메릴린치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고로 기술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