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美상공회의소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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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에 본부가 있는 미국 상공회의소는 미국에서 가장 큰 경제단체다.
역대 대선에서 중립을 지켜왔던 이 단체가 민주당의 존 에드워즈 부통령 후보 지명으로 고민에 빠졌다.
에드워즈는 기업들을 상대로 소송을 낸 개인들을 변호하면서 명성을 쌓은 변호사 출신이다. 상공회의소는 그가 부통령이 됐을 경우 기업들에 적잖은 부담을 주는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대선에서 중립을 지켜왔던 전통을 깨고 민주당의 존 케리-존 에드워즈 낙선운동을 펴야 되지 않느냐는 쪽으로 기울어가고 있다.
기업들은 이미 케리 후보의 경제공약을 달갑지 않게 생각해오던 터였다.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각종 세금혜택을 없애겠다는 케리 후보의 공약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재계는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과 코드가 맞지 않는 에드워즈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됨에 따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에드워즈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시점에 열린우리당의 신기남 의장이 미국을 방문했다.
특파원들은 열린우리당의 경제정책에 대한 정체성을 물었다.
신 의장의 답변은 이랬다.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적 사고는 낡은 것이다. 우리당은 1인당 2만달러 소득까지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분배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다. 대신 사회보장이 중요하다. 성장을 위해선 사회보장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한다. 성장과 사회보장은 동전의 양면일 뿐이다."
성장을 희생시키는 분배 중시는 열린우리당의 경제공약과 거리가 멀다는 얘기였다. 신 의장의 말만으로 보면 기업인들은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한국 재계가 집권 여당이나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떨떠름해하는 분위기는 부인할 수 없다.
신 의장의 말과 달리 기업인들은 믿음을 갖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의원마다 경제정책에 대한 입장이 다르고 구체적인 실행프로그램도 없기 때문이다.
에드워즈 부통령 후보 지명을 계기로 고민하는 미 상공회의소를 보면서 한국 재계는 정치권에 자기의 위상을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
역대 대선에서 중립을 지켜왔던 이 단체가 민주당의 존 에드워즈 부통령 후보 지명으로 고민에 빠졌다.
에드워즈는 기업들을 상대로 소송을 낸 개인들을 변호하면서 명성을 쌓은 변호사 출신이다. 상공회의소는 그가 부통령이 됐을 경우 기업들에 적잖은 부담을 주는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대선에서 중립을 지켜왔던 전통을 깨고 민주당의 존 케리-존 에드워즈 낙선운동을 펴야 되지 않느냐는 쪽으로 기울어가고 있다.
기업들은 이미 케리 후보의 경제공약을 달갑지 않게 생각해오던 터였다.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각종 세금혜택을 없애겠다는 케리 후보의 공약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재계는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과 코드가 맞지 않는 에드워즈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됨에 따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에드워즈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시점에 열린우리당의 신기남 의장이 미국을 방문했다.
특파원들은 열린우리당의 경제정책에 대한 정체성을 물었다.
신 의장의 답변은 이랬다.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적 사고는 낡은 것이다. 우리당은 1인당 2만달러 소득까지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분배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다. 대신 사회보장이 중요하다. 성장을 위해선 사회보장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한다. 성장과 사회보장은 동전의 양면일 뿐이다."
성장을 희생시키는 분배 중시는 열린우리당의 경제공약과 거리가 멀다는 얘기였다. 신 의장의 말만으로 보면 기업인들은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한국 재계가 집권 여당이나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떨떠름해하는 분위기는 부인할 수 없다.
신 의장의 말과 달리 기업인들은 믿음을 갖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의원마다 경제정책에 대한 입장이 다르고 구체적인 실행프로그램도 없기 때문이다.
에드워즈 부통령 후보 지명을 계기로 고민하는 미 상공회의소를 보면서 한국 재계는 정치권에 자기의 위상을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