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오프닝)

공적자금이 투입된 두 대형 운용사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의 매각은 향후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자산운용업계에도 한차례 회오리 바람을 몰고 올 듯합니다.

매각에 따른 영향을 취재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보도본부의 박 재성 기자가 나왔습니다.

(앵커)

한투 대투라면 업계 수위권의 자산운용사인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인데요.

실제 규모가 어떻습니까?

(기자)

- 3월말 현재 수익증권 설정 잔고를 보면 대한투신이 18조 4천억원으로 업계 2위 한국투신이 16조 5천억원으로 업계 3위입니다.
- 삼성투신에 이어 여전히 업계 2,3위를 차지하고 있지요.
- 반면 인수하는 동원지주의 동원투신은 3조 8천억원으로 한국투신의 1/5 수준
- 그리고 PCA는 2조 3천억원으로 1/8 수준입니다.
- 일단 운용 자산 면에서 인수 이후에 두 회사가 당장 업계 2,3위로 껑충 뛴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이번 인수에서 운용 자산의 확대는 사실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는데요.
- 이들 두 투신사가 보유하고 있는 운용 자산의 질이 어떤 수준인지는 실제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두 회사는 예상될 수 있는 향후 부실 등에 대해서도 경계하고 있는 눈칩니다.

(앵커)

운용사로서 당장 수위권에 진입하지만 보기만큼 큰 의미는 없다는 말씀이로군요.
그렇다면 인수 과정에서 가장 부각된 점은 무엇입니까?

(기자)
- 한마디로 정리하면 네트워큽니다.
- 이미 유니버설 뱅킹 체제로 접어든 동원지주의 경우도 그렇고요.
- 외국계 회사로서 국내 시장 확장을 노리고 있는 PCA의 경우도 가장 시급한 것은 네트워크의 확충입니다.
- 실제로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최근 수익증권의 판매 행태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데요.
- 이미 은행 등을 통해서 팔리는 수익증권의 수가 증권사 창구를 통해 팔리는 수익증권의 수에 필적하고 있습니다.
- 이런 측면을 염두에 두고 본다면 애당초부터 인수전에 뛰어 들었던 은행의 경우에는 인수에 따른 매력이 상대적으로 썩 크지 않다고 볼 수 있고요.
- 반면, 네트워크가 취약한 동원과 PCA는 순식간에 전국적인 고액 자산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돼서 공격적인 영업의 발판이 구축된 셈입니다.
- 실제로 수익증권 판매고를 놓고 보면 두 회사는 나란히 업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 한투가 19조원 대투가 18조8천억원 그 뒤를 이어 삼성이 17조원 순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인수하는 두 회사와 매각되는 두 회사의 현황을 한번 살펴 볼까요?
어떻습니까?

(기자)
- 운용 자산 규모는 앞서 말씀 드렸고요.
- 한투와 대투 두 회사 모두 점포 수는 전국 각지에 71갭니다.
- 하지만 고액 자산가를 상대로 한 프리미엄 마케팅에서 관록을 자랑하고 있어 이 점을 주목할 수 있을 것 같고요.
- 인원은 한투가 1,100명 대투가 1,200명입니다.
- 자기자본은 한투가 6천억원 잠식 그리고 대투가 2천억원 잠식 상태고요.
- 자본금은 공적자금 투입 등으로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져서 큰 의미는 없는데요.
- 한투가 4조9천억원. 대투가 2조9천억원 규몹니다.
- 인수하는 동원지주는 그 밑에 동원증권은 물론 동원저축은행과 동원투신 동원창투 등을 거느리고 있는 종합 금융회사고요.
- …년 …체제로 금융 전업사로서 입지를 굳혀 가고 있습니다.
- 자기자본은 1조원에 …. 흔히 말하는 실탄이 풍부한 편…
- PCA 투신은 지난 …년 국내에 첫 진출한 투신운용사로
- 자기자본과 자본금은 각각 …원.
- 전세계 … 곳에서 …

(앵커)

최근 한미은행 사태에서 봤듯이 이처럼 매각이 결정되면 기존 조직의 반발이 거세지 않습니까? 파업이라든가 이런 진통을 예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 지금도 여의도 한투와 대투 본점에 가면 매각에 반대하는 투쟁 문구를 볼 수 있습니다.
- 이들 조직이 오랜 기간 동안 거의 정부가 운영하는 공조직처럼 운영돼 와서 아무래도 매각 합병에 따른 부담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요.
- 다만 통상적인 경우와 다른 부분은 인수하는 두 회사가 모두 앞서 말씀 드린 네트워크 확장에 주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 급격한 인원 감축이나 구조조정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 오히려 조직을 안정시키고 융화시키는 쪽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하고요.
- 문제가 된다면 두 회사 모두 주인이 없는 회사가 되다 보니
- 인수 회사가 조직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기존 관행과 어느 정도 마찰을 부를 것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앵커)

현대투신에 이어 한투 대투가 인수되면 지리한 부실 운용사 정리가 그야말로 일단락되는 것 아닙니까?

아무래도 업계에 새 바람을 기대할 수도 있을 듯한데…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 증권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인 급류를 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말씀대로 3투신에 이어 LG투자증권도 매각이 예정돼 있고요.
- 어제 부총리가 언급한 바에 따르면
- 대우증권도 자산가치가 회복되는 대로 곧 처분한다는 것 아닙니까?
- 이 같은 인수 합병의 결과는 곧 업계에서 주도적인 선두 그룹이 만들어지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 이 경우 자연스럽게 중소형 증권 운용사들의 퇴출이나 통폐합을 유도한다는 것이 당국의 생각입니다.
- 또, 군소 펀드의 판매를 제한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같은 경우는
- 바로 제도적인 면에서 주요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산업 재편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또 주목해 볼 만한 부분은 외국계 회사의 국내 자산운용산업 진출 아닙니까?
PCA가 대투를 인수하면 더욱 비중이 커질 듯한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 외국계 투신사가 국내 투신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 2001년 말에 16.97%이던 것이 현투증권이 푸르덴셜에 넘어 간 지난해 말에는 약 40%까지 뛰었습니다.
- 이번에 PCA가 대투를 인수하게 되면 거의 50%에 이르게 되는데요.
- 기존 투신운용사들이 대부분 과거 부실에 쪼들려 온 것을 감안하면 점점 외국계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순익 측면에서도 규모가 작은 외국계 투신사들이 오히려 영업성과가 더 낫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 시장 잠식이라는 면은 우려될 만하지만, 한편으로 외국계 진출이 늘면서 선진 운용기법의 전수라든지 산업 경쟁력 제고 등에서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자산운용업이 성장하기에는 국내 시장 여건도 썩 좋지 않지 않습니까?
굳이 외국계 회사들이 국내 시장에 진입하려고 애쓰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 실제로 업계에서는 운용사들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거의 공멸한다는 탄식까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 운용회사의 수입이라는 것이 대부분 자산운용에 따른 수수료인데요.
- 이미 몇 년째 침체된 주식 운용은 말할 것도 없고 그나마 좀 낫다는 채권 운용도
- …원 운용을 맡아 봤자 수수료는 …는 경상운영비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고객 기반도 거의 사라졌고요.
- 대부분이 기관 영업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국민연금이 한번 돈을 풀면 그것이 곧 영업의 사활이 걸린 현안이 될 정도고요.
- 그런데도 이 시장에 집요하게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 그것은 결국 앞서 말씀 드린 네트워크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우리 백만장자의 증가 속도가 아시아에서 인도 등에 이어 수위권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 결국은 네트워크를 이용해 국내 투신 상품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투신 상품을 판매하려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 아닌가…
- 업계에서는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 결국 한대투 인수의 본질도 네트워크 장악으로 해석해 볼 수 있는 것이죠.

(앵커)

끝으로 향후 매각 절차 등을 살펴보면 어떻습니까?

(기자)
-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 45일 이내에 가격 등 구체적인 매각 조건을 결정해야 합니다.
- 이 과정에서 앞서 말씀드린 대로 손실 보장의 문제라든가
- 향후 발견되는 추가 부실의 처리 문제… 이런 것들이 쟁점이 될 수 있고요.
- 이들 조건을 둘러싸고 의견이 어긋날 경우에는 협상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 또, 인수자 측에서는 일부 정부가 손실 보전을 하겠지만 두 회사의 잠식 규모가 상당한 만큼 각각 새 자금을 투입해야 할 텐데요.
- 이에 따른 자금 조달 방안 등을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