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유기업 경영진에 새로운 '피'가 속속 수혈되고 있다.

40대 인재들의 발탁이 눈에 띈다.

지난주 중국 최대 TV업체 창훙(長虹)에 세대교체의 벨이 울렸다.

60세의 니룬펑이 회장직을 41세의 자오용 사장에게 물려준 것.니 전 회장을 포함, 60대인 유명 국유기업 및 은행 대표 4~5명이 40대 인재들에게 경영 바통을 잇따라 넘겼다. 창청(長城)그룹 회장이었던 왕즈(62) 후임인 천자오슝은 42세, 산지우(三九)그룹을 이끌던 자오신셴(62) 후임인 쉰샤오민은 49세이다.

중국에서 다섯번째로 큰 교통은행은 지난달 초 후베이징 부성장 출신인 47세의 장차오량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인졔옌 전 회장은 65세였다.

선발도 과거의 일방적 임명에서 공개경쟁을 거치는 시장경제 원리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지난 12일엔 베이징시가 공개경쟁방식으로 뽑은 첫 국유기업 CEO(최고경영자)가 탄생했다. 베이징시 소유의 건설업체인 청젠(城建)그룹이 선임한 40세의 쉬젠윈 사장이 주인공.베이징시는 올 하반기에도 10여개 국유기업 CEO를 공개경쟁방식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중국정부는 국유기업 경영진 문호를 외국인에게도 개방하고 있다.중국 국유자산위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22개 국유기업의 경영진 23명을 국내외에서 공개모집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세계 무대의 전면에 등장하는 중국 국유기업이 인재중시 경영에도 나섰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최근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이 발표한 세계 5백대 기업에 15개를 진입시켜 11개 기업에 그친 한국을 처음으로 추월했다는 소식이다. 이가운데 14개가 국유기업이다.

특히 중국 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바오산강철과 상하이자동차가 세계 5백대 기업의 타이틀을 달게 됐다.

"인재가 강한 기업을 만든다"(국유자산감독관리위 리롱롱 주임)는 인식은 중국 국유기업의 세계무대 진출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