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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19~22도,주방 16~20도,침실 14~18도,욕실 20~24도,놀이방 19~21도" 이는 독일정부가 정해 놓은 주택 실내 권장 온도다.
독일공업규격(DIN)에도 나와 있다.
책상머리에서 나온 숫자가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나온 결과치다.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쾌적하다고 느끼는 온도 범위를 정해 놓은 것이다.
사람마다 쾌적하게 여기는 실내 온도는 다르다.
뚱뚱한 사람은 마른 사람보다 추위를 덜 타지만 더위에는 약한 게 일반적이다.
실내에서 움직임의 정도나 입고 있는 옷 두께에 따라서도 쾌적하다고 느끼는 온도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를 것이다.
이런 변수나 특이 체질 등을 감안해 보편적인 결과치를 정해 놓은 게 독일의 주택 실내 권장 온도다.
권장 온도 속에는 숨은 의미들이 있다.
먼저 권장 온도가 20도 안팎에 맞춰져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봄 가을철에 나타나는 평균 최고 온도(5월,10월 각 19도)와 비슷하다.
"봄과 가을철 온도만 같아라"고 희망들 하는데 독일 연구 결과치도 유사한 게 눈길을 끈다.
운동량이 상대적으로 많거나 열원이 있는 곳에서는 실내 온도를 낮추도록 권장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예를 들어 놀이방이나 조리과정 중 열이 발생하는 주방의 온도를 낮춰도 여전히 쾌적하게 느낀다는 의미다.
주택 실내 온도가 높으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게 독일 연구소들의 시각이다.
왜 그런가.
침대 매트리스에 진드기가 서식하기 좋은 온도는 20∼30도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높은 온도에서는 일 능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
특히 뇌는 열에 민감해 높은 실내 온도가 두뇌 활동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발은 따뜻하게,머리는 차갑게 하라'는 말을 뒷받침하는 이치다.
독일 연구기관들은 실내온도 25∼27도를 넘지 않도록 조절하라고 권하고 있다.
한국인과 독일인들이 느끼는 쾌적 온도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내 온도가 높으면 이득보다 손실이 많은 것은 자명해 보인다.
적절한 실내 온도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 주택 리모델링을 고려해볼 때도 됐다.
가급적 에어컨 난방기구 등 보조 수단 말고 건축자재와 신기술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보조 수단은 2차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