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이 경영권 방어와 주가 부양을 위해 쏟아부은 자금이 상반기에만도 3조6천억원이나 됐다.

이는 이들 기업이 같은 기간중 설비투자에 투입한 8조3천억원의 43%에 해당되는 규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4일 'M&A(기업인수·합병) 방어환경의 국제비교와 정책시사점' 보고서에서 "M&A 방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취약해 기업들이 과다한 현금투입과 투자위축 등의 경영상 애로를 겪고 있다"며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사 의결권제한 강화 등도 경영권 방어 환경을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더욱이 삼성전자(자사주 순취득 3조6천억원, 설비투자 6조1천억원)를 제외하면 상장기업의 자사주 순취득액(1조6천억원)이 설비투자액(2조2천억원)의 72.7%나 됐다고 분석했다.

국내 상장기업의 자사주 보유총액도 2001년말 8조2천40억원에서 지난 5월 19조1천3백90억원으로 2년6개월 만에 1백33%가량 늘어났다.

이는 외국인 주식지분율의 상승으로 경영권 방어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라고 상의는 분석했다.

실제 시가총액중 외국인 비중은 △2001년 36.6% △2002년 36% △지난해 40.1% △올 상반기 43.6%로 2002년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