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성적으로 비하한 패러디 사진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건으로 인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병완 청와대 홍보수석은 14일 이번 사건에 대해서 공식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으나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관련자 파면을 거듭 요구하는 등 여야간 정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오늘 아침 신문을 통해 패러디 사진을 봤다. 청와대가 그 정도 수준 밖에 안되느냐.외국인한테 창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열린우리당과 현 정권은 끔찍이 여성을 위한다면서 여성을 보는 시각이 비하적이라는 게 보인다"며 "위선적"이라고 꼬집었다.

◆패러디 설전=한나라당 박순자 의원은 이날 국회에 출석한 이해찬 총리와 지은희 여성부 장관에게 "청와대가 제1야당의 지도자를 의도적으로 폄하하고 흠집내기 위해 이 같은 사진을 실었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이병완 홍보수석의 파면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이 총리를 상대로 "이번 사건은 국정의 사령탑이라는 청와대가 제1야당 지도자를 상대로 벌인 인권유린 범죄행위"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대통령이 사과할 수준은 아니다.

이를 갖고 홍보수석을 파면하기 시작하면 모든 장관들이 다 파면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리는 오후 속개된 질의에서 이번 사건의 경위를 보고받은 뒤 "정부에 있는 사람으로서 야당 대표에 대해 이런 패러디를 하고 여러 가지 불편을 드린 데 대해 사과한다"고 몸을 낮췄다.

◆뒤늦은 사과=이병완 홍보수석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패러디 사건과 관련,"박 의원께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더욱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패러디 파문과 관련,안영배 국정홍보비서관과 담당 행정요원 등 2명에 대해 엄중 경고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15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문책 수위를 결정키로 했다.

청와대는 한 네티즌이 지난 13일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박근혜 전 대표의 얼굴을 영화 '해피 엔드' 포스터의 상반신을 벗은 배우의 몸과 합성한 패러디 사진을 올리자 이를 눈에 잘 띄는 '열린마당' 코너 첫 화면에 실었다가 문제가 되자 뒤늦게 삭제했다.

허원순·홍영식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