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자력기술 첫 수출] 건설ㆍ운용능력 세계적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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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등 국내 기업들이 루마니아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음에 따라 국내 원전 기술의 해외시장 진출이 탄력을 받게 됐다.
20여년 동안 꾸준히 원전을 건설하고 운용해온 국내 원자력 산업계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데다 업계와 정부가 원전을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수원과 업계는 특히 이번 루마니아 원전사업 참여로 2020년까지 수주액 4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중국 원전 수주전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한국 원전건설 능력 인정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루마니아 정부가 한수원 등 국내 업계의 참여를 요청했다는 점.
루마니아는 차우세스쿠 정권 당시인 지난 70년대말 원자력발전소 5기에 대한 동시건설에 착수했다가 91년 재원조달문제로 2∼5호기 공사를 중단하고 1호기만 96년 완공했다.
루마니아 정부는 지난 2000년 2호기 공사를 캐나다 원자력공사(AECL)ㆍ이탈리아 안살도 컨소시엄에 맡겼고 3호기 공사도 이들 업체에 맡길 예정이었다.
그러나 느닷없이 루마니아 정부가 한수원을 컨소시엄에 초청한 것.
한수원을 컨소시엄에 포함시킬 경우 2호기에 비해 훨씬 낮은 가격에 안전성이 높은 원전을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루마니아 정부는 또 한수원이 3호기와 같은 중수로형 원자로를 월성에 건설ㆍ운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연료 개선이나 감지기(센서) 등의 기술개발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관계자는 "프랑스 핀란드 등 원전 강국이 다수 포진한 유럽지역에서 한국업체의 원전사업 참여를 요청하기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3호기에 이어 4,5호기 사업은 더욱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파이낸싱까지 주도
이번 사업은 한수원 AECL 안살도 등 3개사가 공동으로 수행하는 것이지만 파이낸싱(자금조달)부터 사업계획 마련, 시공 및 시험 운용 등 원자력 발전소 건설 전반의 '프로젝트 매니징'을 한국 업체가 맡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자재 공급이나 기술 및 용역 지원 등 부분적인 해외 진출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평가다.
더욱이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등 국내 업체의 동반 진출로 경제파급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다음달 국제투자유치 설명회를 연 뒤 10월 투자의향서(LOI)를 받아 자금조달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며, 이를 토대로 연말까지 공사 계획과 계약안을 마련하고 내년 중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루마니아는 전력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데다 우크라이나 등 인근 지역에 전기를 판매할 수 있어 사업 수익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투자자들의 참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이며,한국수출입은행이 국내 업체들의 참여를 전제로 일정 부분 투자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 중국 원전 수주에도 청신호
루마니아 원전사업 참여로 국내 원자력 산업계의 세계화 전략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2020년까지 24∼28기의 원자로 건설을 추진하는 중국 원전사업의 경우 국내 원자력 업계가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장 중국은 저장성 친산(秦山) 지역 2기 및 광둥성 링아오(嶺澳) 지역 2기 등 4기에 대한 입찰안내서(ITB)를 이달중 발송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저장성 싼먼(三門)과 광둥성 양장(陽江) 지역에서 각각 2기의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원전 이용률이 92.7%(2002년)로 세계에서 가장 높고 20년간 '한국 표준형 경수로(KSNP+)'를 꾸준히 건설하면서 가격경쟁력과 안전성을 높였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20여년 동안 꾸준히 원전을 건설하고 운용해온 국내 원자력 산업계의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데다 업계와 정부가 원전을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수원과 업계는 특히 이번 루마니아 원전사업 참여로 2020년까지 수주액 4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중국 원전 수주전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한국 원전건설 능력 인정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루마니아 정부가 한수원 등 국내 업계의 참여를 요청했다는 점.
루마니아는 차우세스쿠 정권 당시인 지난 70년대말 원자력발전소 5기에 대한 동시건설에 착수했다가 91년 재원조달문제로 2∼5호기 공사를 중단하고 1호기만 96년 완공했다.
루마니아 정부는 지난 2000년 2호기 공사를 캐나다 원자력공사(AECL)ㆍ이탈리아 안살도 컨소시엄에 맡겼고 3호기 공사도 이들 업체에 맡길 예정이었다.
그러나 느닷없이 루마니아 정부가 한수원을 컨소시엄에 초청한 것.
한수원을 컨소시엄에 포함시킬 경우 2호기에 비해 훨씬 낮은 가격에 안전성이 높은 원전을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루마니아 정부는 또 한수원이 3호기와 같은 중수로형 원자로를 월성에 건설ㆍ운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연료 개선이나 감지기(센서) 등의 기술개발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관계자는 "프랑스 핀란드 등 원전 강국이 다수 포진한 유럽지역에서 한국업체의 원전사업 참여를 요청하기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3호기에 이어 4,5호기 사업은 더욱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파이낸싱까지 주도
이번 사업은 한수원 AECL 안살도 등 3개사가 공동으로 수행하는 것이지만 파이낸싱(자금조달)부터 사업계획 마련, 시공 및 시험 운용 등 원자력 발전소 건설 전반의 '프로젝트 매니징'을 한국 업체가 맡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자재 공급이나 기술 및 용역 지원 등 부분적인 해외 진출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평가다.
더욱이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등 국내 업체의 동반 진출로 경제파급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다음달 국제투자유치 설명회를 연 뒤 10월 투자의향서(LOI)를 받아 자금조달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며, 이를 토대로 연말까지 공사 계획과 계약안을 마련하고 내년 중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루마니아는 전력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데다 우크라이나 등 인근 지역에 전기를 판매할 수 있어 사업 수익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투자자들의 참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이며,한국수출입은행이 국내 업체들의 참여를 전제로 일정 부분 투자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 중국 원전 수주에도 청신호
루마니아 원전사업 참여로 국내 원자력 산업계의 세계화 전략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2020년까지 24∼28기의 원자로 건설을 추진하는 중국 원전사업의 경우 국내 원자력 업계가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장 중국은 저장성 친산(秦山) 지역 2기 및 광둥성 링아오(嶺澳) 지역 2기 등 4기에 대한 입찰안내서(ITB)를 이달중 발송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저장성 싼먼(三門)과 광둥성 양장(陽江) 지역에서 각각 2기의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원전 이용률이 92.7%(2002년)로 세계에서 가장 높고 20년간 '한국 표준형 경수로(KSNP+)'를 꾸준히 건설하면서 가격경쟁력과 안전성을 높였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