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지구환경연구소는 15일 '기상이변, 한국은 괜찮은가'라는 보고서에서 3만5천명 이상이 숨진 작년 유럽 수준의 폭염이 엄습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장마가 끝나는 이달 하순에서 8월 사이 높은 습기에 무더위가 겹치면서 최고 40도를 넘는 폭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연구소측은 이런 예측의 근거로 박정규 기후예측과장의 주장을 인용했다.
박 과장은 최근 '올 여름 기상전망'이란 자료에서 티베트 고원지대의 봄철 적설량이 적으면 한반도에 여름철 고온건조한 날씨가 나타나는데 올 봄 이곳의 적설량이 예년보다 적었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또 올 여름철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빠르게 확장하면서 동아시아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경우 지난 94년 이후 10년만에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연구소측은 이와 함께 일본 기상청이 올 여름철 고온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보했다는 점과 최근 중국 및 일본 일부 지역에 이미 폭염이 발생하고 있는 점 등도 근거로 들었다.
연구소는 폭염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을 경우 지난해 유럽에서처럼 수만명이 사망하고 1백30억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농ㆍ수ㆍ축산업은 물론 △철도 등 사회인프라시설 파손 △전력난 가중 △전자제품 생산 차질 등 산업활동에도 큰 지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소는 폭염 대책으로 △대국민 폭염대비 행동요령 홍보 △안전사고 및 정전, 물 부족 등에 대한 대책 마련 △스페인의 시에스타(siesta) 문화처럼 낮잠시간을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