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관련 정보실패의 원인을 조사해온 영국의 버틀러위원회는 14일 이라크 침공 명분이 됐던 대량살상무기(WMD)에 관한 정보가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버틀러 경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최종보고서를 발표하고 "일부 정보원들은 신뢰할수 없거나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영국의 정보기관들이 정보원의 신뢰도를 체크하지 않았으며 때로는 제3자를 통해 입수된 정보에 의존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밝혔다.

1백96쪽 분량의 보고서는 특히 블레어 정부가 2002년 9월 발표한 "이라크가 45분 이내에 WMD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정보는 터무니 없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영국 정부가 고의적으로 WMD 정보를 왜곡했거나 과장된 정보가 이용되도록 방치하는 태만죄를 범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는 없었다고 밝혀 토니 블레어 총리에게 정치적 면죄부를 주었다.

한편 블레어 총리는 보고서 발표 직후 하원에 출석해 "버틀러 경이 작성한 보고서는 정밀하고 포괄적인 것으로 결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며 "이라크 정보를 잘못 사용한 것과 관련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구도 이라크 정보를 조작하거나 과장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내년 중반에 실시되는 총선까지는 총리직을 사임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