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속도가 빨라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진리는 모든 업종을 망라하고 기업경영의 상식으로 통한다.

지난 1945년 설립된 (주)두레에어메탈(대표 이한중 www.dooray.com)은 "빠른 생각"을 갖고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자동차용 휠을 만든 기술집약형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경기부침이 심한 제조업계가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자금난과 인력난은 이 회사를 10년 동안 만성적자 기업으로 내몰았다.

사상초유의 위기상황으로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도 도태되는 현실에서, 두레에어메탈은 최근 제2의 도약을 위한 주춧돌을 마련하는 전기를 맞이했다.

신소재 기술개발업체인 (주)성용하이테크(www.sy-ht.com)의 이한중 사장이 회사를 인수하며 정상화의 가닥을 잡은 것. 성용하이테크는 전자제품과 항공기 부품, 유공압 부품 및 자동차 부품 등 외관과 내력 및 내마모성을 요구하는 제품에 두루 쓰일 수 있는 알루미늄 반응고 성형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저력 있는 회사다.

이번 기업합병이 계기가 돼 앞으로 (주)두레에어메탈의 브랜드와 (주)성용하이테크의 기술력이 맞물려 자동차용 알루미늄 휠 분야에서 "Market Leader"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

두레에어메탈은 이렇게 2003년 상반기 재 탄생했다.

이 때가 이 사장 인생의 터닝 포인트이기도 하다.

이 사장은 "성용하이테크보다 회사규모가 5배나 큰 상장기업인 두레에어메탈을 인수한 것은 그만큼 사업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회고한다.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는 이 사장에게 있어 두레에어메탈 인수는 어차피 목표로 했던 비전을 앞당긴 것에 불과하다.

두레에어메탈은 최근 기존의 크롬을 대신할 수 있는 획기적인 도장기술 "실버미러코팅(SMC)"을 개발, 세계 자동차 휠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크롬도금 휠은 2006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시장성을 상실, 사양길로 접어드는 시점이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 등 선진 자동차부품업체들은 새로운 휠 도장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왔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스페샬미러코팅의 탄생은 그래서 더욱 빛을 발한다.

지난 6월 미국 GM으로부터 1,000시간의 강도 테스트를 무난하게 통과한 이 신기술은 현재 미국과 일본에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이 신기술은 발명에 남다른 열정을 지닌 이한중 사장이 연구원들과 더불어 피나는 노력 끝에 일궈낸 성과물이다.

결국 발명에 대한 이 사장의 강한 집념은 고스란히 회사 성장의 탄탄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2003년 1분기까지 25억 원의 적자를 안고 있던 두레에어메탈은 이 사장이 회사를 인수한 이후부터 올 1/4분기까지 적자폭이 상당히 줄었다.

이 사장은 매출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올 하반기에는 회사가 완전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페샬미러코팅기술을 개발한 두레에어메탈에게는 또 다른 경사가 겹쳤다.

GM과 내달 중 연간 150만 개의 휠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동차 휠이 처음 태어난 곳은 두레에어메탈이지만 신개념 도장기술로 휠을 꽃피운 사람은 이한중 사장"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엔지니어 출신인 이 사장은 "기름 밥"을 먹은 최고경영자(CEO)답게 "내가 직접 기술을 몸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타협이 서투른 엔지니어들과도 쉽게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경영 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초등학교 때 스승이 말해준 "정직 성실 신의"를 최고의 덕목으로 꼽는다.

기업의 투명성도 여기에서 나왔다.

그는 회사 인수 직후 전주와 반월에 위치한 두 곳의 생산공장을 직접 돌며 직원들에게 향후 사업계획과 재무구조 등을 3시간 30분씩 브리핑하는 열정을 보였다.

그 결과 노조에서 임금 백지위임을 얻어냈고, 이는 회사를 정상화시키는데 커다란 힘으로 작용했다.

"투명경영은 저의 철학입니다. 두레에어메탈을 인수한 후 처음부터 투명경영을 원칙으로 내세웠습니다. 회사의 비즈니스 상황을 그대로 보여 주자는 것이죠. 그래서 회사 경영의 모든 것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사실 경영의 기본이어서 자랑거리는 아니라고 봅니다"

두레에어메탈을 만성적자 기업에서 정상화로 돌려놓은 첫 번째 힘이 바로 "기업경영의 투명성"이란 말이다.

노조와 타협해 더욱 "강력한 회사"를 탄생시킨 이 사장의 일화는 국내업체를 비롯해 일본, 미국업체에 까지 전해지면서 수주물량이 증가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요새 이 사장의 마음은 들떠있다.

올 말까지 주문량이 빠듯하게 밀려 있어서 설비투자와 아웃소싱 중 어느 방법을 택해야할 지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서둘지 만은 않겠다는 각오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대로 공격적인 경영을 표방하면서도 내실을 다지겠다는 게 그의 경영방침이다.

"사업이 잘 된다고 자기계발의 고삐를 늦추면 중국제품의 압박으로 인해 시장에서 도태되고 맙니다. 반세기에 걸쳐 일궈낸 두레에어메탈의 신화를 세계시장에서 계속 이어나갈 겁니다"

가능한 현장을 자주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영계획에 반영하겠다는 그는 앉아서 회사살림을 고민하고 지시만 하는 식의 권위적인 사장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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