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면책특권 박탈 위기로 2006년대선 출마 중대기로에 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시티 시장을 살리기 위한 지지자들의 `100시간 연속 행진' 이색 캠페인이 전개돼 화제.

대선후보 여론조사 1위를 달리며 야권의 유력한 대권 후보인 중도좌파 민주혁명당(PRD) 소속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 지지자 약 300명은 14일 수도 멕시코시티의대표적 명소인 소칼로 광장에서 100시간 연속으로 쉬지 않고 광장 주위를 빙빙 돌며행진하는 시위를 시작했다.

지지자들은 이날 "멕시코시티를 지키며"라는 구호를 담은 소형 플래카드를 들고PRD를 상징하는 종이 깃발을 흔들며 소칼로 광장 주위를 돌았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은 멕시코시시티 시청이 인접한 소칼로 광장 시위 현장으로 직접 나와 지지자들에게 "합법적 변호를 위한 나의 권리를 지켜줘 고맙다"고말했다.

이날 지지 행진 시위에는 75세 나이에도 초등학교 교사직을 놓지 않고 있는 달릴라 에르난데스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에르난데스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은 노인들을 비롯해 여성 가장, 장애인들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시위 참여 동기를 밝혔다.

또 한 시위 참가자는 "면책특권을 박탈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이 모든 것이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을 (대선) 게임에서 배제하려는 더러운 술책이라고 생각한다"고 격앙된 감정을 표출했다.

앞서 연방검찰청(PGR)은 지난 5월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에 대해 법원 명령을무시한 권력남용 혐의로 면책특권 박탈과 함께 사법처리를 하겠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연방검찰청이 내세운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 사법처리 사유는 멕시코시티 교외신도시 산 타페 지역의 토지수용과 관련된 것이다.

시당국의 토지수용이 부당하다는법원 명령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멕시코시티 시정부가 토지를 수용해 도로공사를 강행한 것은 법원 권위에 도전하는 권력남용 행위라고 연방검찰청은 지적한다.

이에 따라 현재 연방 하원 법사특별위원회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의 면책특권 박탈 여부를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 일부 멕시코 언론은 연방검찰청이 사법처리를 결정한 상황인 만큼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의 차기 대선 출마가 사실상 어렵게 될 공산이 커졌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원 법사특별위에서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의 면책 특권을 박탈하는 결정을내리지 않더라도,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이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 시한인 내년 12월 시장직을 떠날 경우 자동적으로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면책특권이 없어져 검찰 기소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될 경우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은 기소돼 재판에 계류 중인 인사에 대해 공직 출마를 금지한 멕시코 법규정에 따라 2006년 7월로 예정된 대선에 출마할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권의 강력한 대선후보 사법처리에 대한 국민 반발 등을 고려할 때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의 대선출마 여부를 현단계에서 단정지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정치 평론가들은 전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