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 작년 유럽에서와 같은 살인적인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데도 국내는 무방비 상태여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는 15일 '기상이변,한국은 괜찮은가' 보고서에서 3만5천명 이상이 숨진 지난해 유럽 수준의 폭염이 엄습할 경우에 대비,사회 전 부문에서 대비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장마 후 많은 습기와 폭염이 겹칠 경우 일부 전자제품 생산 등 산업활동에도 큰 지장을 줄 수 있어 관련 기업들의 자체적인 대책마련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폭염 예측의 근거로는 한반도 여름철 기후변동과 티베트 고원의 봄철 적설량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박정규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의 주장을 인용했다.

즉 티베트 고원지대의 봄철 적설량이 적으면 한반도 여름철이 고온·건조한데 올 봄 티베트 고원지대의 적설량이 예년보다 적었다는 것.

박 과장은 이를 근거로 여름철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빠르게 확장하면서 동아시아 지역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올 여름은 지난 94년 이후 10년 만의 무더위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또 한국과 일본의 기상청이 여름철에 고온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고,최근 중국과 일본 일부 지역에서 폭염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연구소는 "지난해 유럽 폭염과 같은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둔 대비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대국민 폭염대비 행동요령 홍보 △안전사고·정전·물 부족 등 대책 강구 △스페인의 시에스타(siesta) 문화처럼 낮잠시간을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방안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