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1%,당신을 위한 명품."

언제부터인가 세일즈와 마케팅시장에는 가진자들을 겨냥한 1% 이론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음악회 공연장 역시 이러한 1% 논리를 발 빠르게(?) 수용하고 있는 듯하다.

음악을 사랑하는 일반 대중이 부담없이 음악회를 즐길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상식선을 뛰어넘는 천정부지의 티켓 값이 그 증거다.

사람들에게 클래식공연에 대해 물어보면 "왠지 부담스럽고 먼 나라 사람들을 위한 사치품인 것 같다.

한번의 음악회 또는 오페라 나들이를 위해 50만∼60만원을 과감하게 지출할 수 있을 만큼 주머니 사정도 넉넉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렇듯 높은 입장료를 내세우는 클래식공연은 서민들이 닿을 수 없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되고,그로 인해 까닭모를 분노의 대상으로까지 느껴지게 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순수예술의 발전과 보급에 끼칠 영향을 생각하면 마음이 더욱 무거워진다.

물론,많은 출연진이 동원되는 발레공연이나 오케스트라연주회 입장료가 공연 진행비 등으로 상승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두 명의 연주자를 내세우는 연주회 티켓가격이 오케스트라연주회보다 더 비싼 것은 어찌된 영문인가. 이런 기이한 현상이 스타급 연주자들을 서로 유치하려고 끝없는 출연료 상승경쟁을 벌이는 기획사들 때문인지,아니면 한국시장의 맹점을 알고 자신의 출연료를 평상시보다 4∼5배 더 요구하는 연주자 때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과연 유명 연주자(유감스럽게도 극소수이긴 하지만 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나라 연주자들도 포함된다)들이 4∼5배나 되는 출연료에 걸맞은 열정적인 무대를 연출하는가다.

청중들은 그들의 능력이 매스컴이나 홍보전략에 의해 만들어진 과장이었음에 분노하고,비싼 입장권을 구입하고도 무대 위의 연주자에게 처참하게 무시당한 채 낭패감을 안고 연주회장을 나서기도 한다.

연주자의 열정적인 무대와 그 가치를 인정하며 뜨거운 박수로 화답하는 감동적인 연주회는 티켓가격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멋진 연주를 위해 연주자는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준비를 해야 하고,관객들은 지갑을 꺼내기에 앞서 진심으로 그의 음악과 만나고픈 간절한 마음을 먼저 챙겨야 한다.

음악만으로 서로 하나가 되기 위해!

ybkim@sa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