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릴리 전 주한 미국대사는 1987년 6월 당시 전두환 대통령을 만나 민주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하지 말 것을 촉구,결국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막았다고 밝혔다.

릴리 전 대사는 최근 발간한 회고록 '중국 손길-아시아에서 90년간의 모험,첩보,외교'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지난 87년 발생한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 때문에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포함시켰으며,한국의 '88서울올림픽' 안전조치 구축을 돕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릴리 전 대사는 한국의 민주화 시위가 한창이던 87년 6월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한 계엄선포를 하지 못하도록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청와대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6월19일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전 대통령은 90분 동안의 만남에서 돌처럼 굳은 얼굴로 앉아 있었다"면서 "레이건 대통령의 친서는 정치범 석방,권력남용을 한 경찰관 처벌,언론자유 등 정치발전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 등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서울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88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뒤 북한은 올림픽 공동개최를 요구하며 한국과 협상에 돌입했으나 그 배후에는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공격계획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KAL 858기 폭파사건으로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집어넣었고 한국이 다가오는 올림픽의 안전조치를 취하는 것을 돕기 시작했다"면서 "레이건 대통령은 88년 3월 에두아르드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올림픽에 대한 북한의 테러공격은 없을 것이라는 보장을 얻었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