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국내외 전문가의 예상치(10-11%)보다 낮은 9.6%로 둔화됨에 따라 금리인상 우려가 크게 희석됐다.

또 6월 물가 상승률이 금리인상 마지노선으로 꼽힌 5%를 기록했으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다 긴축효과가 뚜렷해 연착륙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히려 대출억제가 일부 정상기업의 유동자금 운용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하반기에는 전력난 해소와 함께 긴축을 지속하면서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경제운용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긴축효과 뚜렷=2분기 성장률 9.6%는 작년 2분기 경제가 사스사태로 움츠러든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정징핑 국가통계국 대변인)이라는 분석이다.

작년 2분기 경제성장률은 7.9%였다.

이는 2분기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26.2%로 1분기에 비해 16.8%포인트 하락한 덕분이다.

올해 초(1~2월)만 해도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에 비해 53% 폭증하는 추세였다.

6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22.7%로 작년 전체 평균(26.7%)을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베이징과 칭다오에서만 모두 12개의 골프장 건설이 중단되는 등 긴축조치가 실시된 까닭이다.

6월 중 산업생산 증가율도 16.2%로 넉 달째 둔화되고,대출억제 영향으로 같은 달 통화공급량 증가율도 16.2%에 머물러 1년반 만에 처음으로 중앙은행 목표치인 17%선 아래로 떨어졌다.

◆금리인상 연기론 대세=6월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5%를 기록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0.7% 떨어졌다.

앞서 5월 물가도 전월 대비 0.1% 감소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으면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종전의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았다.

정징핑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6월 식품가격 상승률이 14%로 물가상승률의 대부분(4.4%포인트)을 차지했으나 식량생산이 증가세로 돌아선 덕분에 물가상승세가 7~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 해소에 좋은 일"이라고 말해 금리의 동반인상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긴축은 지속,부작용 최소화 주력=중국당국은 긴축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열 업종으로 지목된 철강과 시멘트의 상반기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54.7%,56.% 증가했다.

이들 업종의 작년 전체 투자증가율 96.2%,1백30%보다는 크게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다.

게다가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과열업종의 투자억제에 나섰지만 전력난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상반기 발전량이 지난 97년 이래 최대를 기록했지만 24개성과 시가 제한송전에 들어갔다.

베이징시도 전력난 해소를 위해 15일부터 6천3백89개 기업을 대상으로 돌아가면서 일주일 강제휴무에 들어갔다.

하지만 "맹목적인 낙관은 금물"(원자바오 총리)이라는 지적이다.

긴축→기업자금난→연쇄도산→경착륙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비즈니스타임스는 최근 "긴축조치로 자금난에 빠진 일부 사영기업들이 파산하고 도산 직전인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 외국계 기업 관계자는 "정부로부터의 징계를 우려한 일부 은행들은 과열업종뿐 아니라 정상기업에까지 유동자금을 주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긴축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불기 시작한 사영기업 투자 붐을 붕괴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