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들이 잇따라 신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기업인수를 통해 기존 주력사업과는 전혀 다른 업종에 진출하는가 하면 동종 업체와 손잡고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사례도 많다.

'불황의 늪'을 헤쳐나갈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분석된다.

◆신사업 찾아라

16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PC(개인용컴퓨터)용 바이러스 백신개발업체인 하우리는 지난 12일 게임업체인 하이윈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게임사업에 진출키로 했다.

안철수연구소에 이어 보안업계 2위인 하우리가 게임 쪽으로 눈을 돌린 것은 수익성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보안산업 침체로 지난 2002년과 2003년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적자를 내면서 수익을 낼만한 사업을 찾는 게 중요했다"며 "하이윈 합병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레저용 텐트를 만들어 수출하는 경조산업은 지난 7일 온라인게임 개발업체인 조이온의 지분 47.4%(1백84만여주)를 1백84억여원에 매입,계열사로 편입했다.

회사측은 "값싼 원재료와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 등에 밀려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어졌다"며 "적절한 시점에 조이온과의 합병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학습기자재인 '엠씨스퀘어' 업체로 유명한 대양이앤씨는 중앙상호저축은행 지분 1백%(1백80만주)를 1백20억원에 인수키로 계약을 맺었다.

반도체 클린룸 설계업체인 휴먼텍코리아는 지난달 14억원 규모의 영화관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영화관 건설사업에 진출한데 이어 최근에는 신약개발업체인 ㈜켐온의 지분 6.57%를 매입했다.

버추얼텍 VK 이랜텍 인탑스 아라리온 등은 동종 업체 인수나 지분 취득을 통해 사업영역을 넓혔다.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체인 버추얼텍은 티니아텍과 제휴를 맺고 미들웨어(다른 컴퓨터간 서버와 클라이언트를 연결해주는 소프트웨어) 분야에 진출키로 했다.

휴대폰 및 노트북용 배터리팩 제조업체인 이랜텍은 반도체·카메라폰 부품업체인 테라셈 지분 8.83%를 취득했다.

휴대폰 케이스를 만드는 인탑스는 정보통신기기 부품업체인 아로㈜를 인수했다.

◆효과는 미지수

코스닥기업의 신사업 진출이 붐을 이루고 있지만 몇몇 우량업체를 제외하고는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신규 사업 분야가 게임(엔터테인먼트) 휴대폰부품 인터넷 MP3플레이어 등 특정분야로 몰리면서 업체간 경쟁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경기전망이 불투명할수록 신사업을 벌이기 보다는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이 유리하다"면서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경쟁이 치열해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원은 "지난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코스닥기업들이 앞다퉈 문어발식 투자에 나섰다가 큰 손실을 입은 경험이 있다"면서 "다만 주력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회사가 비슷한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는 것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