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김만오 부장판사)는 16일 대우일렉트로닉스 아메리카가 "영화 수입 및 배급 대금을 갚으라"며 잔존법인 ㈜대우와 ㈜대우인터내셔널을 상대로 낸 7백81만여달러(약 92억여원)의 약정금 청구소송에서 "㈜대우만 혼자 7백81만여달러의 채무를 변제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옛 대우전자(현 대우일렉트로닉스)와 ㈜대우 미국법인이 설립한 대우일렉트로닉스 아메리카는 미국 영화사에서 영화를 수입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고 대우전자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 96년 대우전자의 영화 사업부를 이관받은 ㈜대우는 2000년 12월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건설을 만들어 분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우는 96년 1월 대우전자의 영화 사업부를 이관받으면서 이전에 대우전자와 원고 사이에 맺어진 영화 공급계약을 승계했으므로 원고가 대우전자 및 ㈜대우의 에이전트로서 수입한 영화 대금 및 수수료 등 7백81만여달러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 측이 "㈜대우는 회사분할 당시 신설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대우가 출자한 재산에 대한 채무만 책임진다는 사실을 채권자에게 알릴 의무를 어겼으므로 대우인터내셔널도 채무를 공동으로 책임지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원고의 경영진이 대우전자 경영진을 겸하고 있어 ㈜대우의 회사분할 세부사항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 같은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