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근로시간 연장을 놓고 노사간 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근로시간 연장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 근로자 6만여명은 회사측이 주당 근무시간을 35시간에서 40시간으로 연장하려는 방침에 항의,15일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회사가 이익이 나는 상황에서 근무시간을 연장하려는 것은 노동자를 희생시켜 백만장자(경영진)를 살찌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메르세데스 벤츠를 생산하는 슈투트가르트 인근 진델핑겐 공장 근로자 2만여명은 이날 오후 작업을 거부해 8백여대의 생산차질이 빚어졌다.

노조측은 앞으로의 구체적인 파업방침 등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메르세데스 벤츠측은 노조가 연간 5억유로(약 7천2백억원)의 절감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6천명을 해고하고 이곳의 일부 공장을 독일 북부도시인 브레멘이나 남아프리카로 옮길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독일 내 근로자 수는 16만명에 달한다.

독일 최대 전기전자업체인 지멘스는 지난달 말 추가수당 없이 주당 근무시간을 평균 40시간으로 늘리기로 합의하고,회사측은 이에 대해 공장의 해외이전 방침을 철회했다.

독일의 대표적 항공여행사인 토머스 쿡도 경비절감을 위해 근무시간 연장을 놓고 노사가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정부 역시 연방공무원 30만명에 대해 근무시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근로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어서 근로시간 연장추세의 본격확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