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日정부의 치밀한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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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납치됐던 소가 히토미씨(45) 가족 4명이 18일 오후 귀국했다.
소가씨가 남편 젠킨슨씨와 딸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재회한지 9일만이다.
미군 탈주병 신분인 젠킨슨씨의 신병 처리 문제가 남아있지만,소가씨는 19세 때 북한에 납치된 지 26년만에 그녀의 희망대로 가족과 함께 일본에서 살 수 있게 됐다.
소가씨 가족의 귀향은 한편의 드라마다.
지난 9일 자카르타 국제공항의 가족 재회 장면은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젠킨슨씨를 공항에서 만난 소가씨는 남편과 키스를 하면서 일본어로 '고멘(미안)'이라고 첫 인사를 했다.
이어 눈물로 두 딸을 껴안은 소가씨는 조선말로 '미안해'라고 말했다.
1년9개월 전 3주간 일정으로 귀국한 뒤 정부의 설득을 받아들여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태어난 두 딸은 어머니가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몰랐고,일본어도 못한다.
귀국 인사를 위해 17일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두 딸은 가슴에 '김정일 배지'를 달고 있었다.
소가씨의 납치와 가족과의 이별,귀국 과정에는 동아시아를 둘러싼 현대사의 비극이 담겨 있다.
소가씨 귀국을 지켜보면서 또하나 부러운 것은 일본정부의 외교력이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젠킨슨씨의 북한 출국은 11일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두고 전격 성사됐다.
일본 귀국도 6개월가량 제3국 생활을 한 뒤 가능할 것이라고 연막을 쳤으나,9일만에 이뤄졌다.
젠킨슨씨가 탈영병이지만 지병이 악화돼 치료를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미국측도 인도적 차원에서 당분간 신병인도를 요구하지 않도록 모양새를 갖췄다.
전후 사정을 보면 소가씨 가족의 귀국은 오래전부터 철저하게 준비된 일본정부의 각본임을 알 수 있다.
국민 한 사람을 위해 끝까지 애쓰는 정부의 모습이 부럽기까지 하다.
소가씨 가족의 감격에 찬 귀국을 지켜보면서 이라크 무장세력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김선일씨를 다시 떠올렸다.
꽃다운 젊은이의 목숨을 구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한 달이 지나도록 그의 죽음에 대한 진실과 책임 소재도 가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
소가씨가 남편 젠킨슨씨와 딸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재회한지 9일만이다.
미군 탈주병 신분인 젠킨슨씨의 신병 처리 문제가 남아있지만,소가씨는 19세 때 북한에 납치된 지 26년만에 그녀의 희망대로 가족과 함께 일본에서 살 수 있게 됐다.
소가씨 가족의 귀향은 한편의 드라마다.
지난 9일 자카르타 국제공항의 가족 재회 장면은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젠킨슨씨를 공항에서 만난 소가씨는 남편과 키스를 하면서 일본어로 '고멘(미안)'이라고 첫 인사를 했다.
이어 눈물로 두 딸을 껴안은 소가씨는 조선말로 '미안해'라고 말했다.
1년9개월 전 3주간 일정으로 귀국한 뒤 정부의 설득을 받아들여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태어난 두 딸은 어머니가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몰랐고,일본어도 못한다.
귀국 인사를 위해 17일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두 딸은 가슴에 '김정일 배지'를 달고 있었다.
소가씨의 납치와 가족과의 이별,귀국 과정에는 동아시아를 둘러싼 현대사의 비극이 담겨 있다.
소가씨 귀국을 지켜보면서 또하나 부러운 것은 일본정부의 외교력이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젠킨슨씨의 북한 출국은 11일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두고 전격 성사됐다.
일본 귀국도 6개월가량 제3국 생활을 한 뒤 가능할 것이라고 연막을 쳤으나,9일만에 이뤄졌다.
젠킨슨씨가 탈영병이지만 지병이 악화돼 치료를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미국측도 인도적 차원에서 당분간 신병인도를 요구하지 않도록 모양새를 갖췄다.
전후 사정을 보면 소가씨 가족의 귀국은 오래전부터 철저하게 준비된 일본정부의 각본임을 알 수 있다.
국민 한 사람을 위해 끝까지 애쓰는 정부의 모습이 부럽기까지 하다.
소가씨 가족의 감격에 찬 귀국을 지켜보면서 이라크 무장세력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김선일씨를 다시 떠올렸다.
꽃다운 젊은이의 목숨을 구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한 달이 지나도록 그의 죽음에 대한 진실과 책임 소재도 가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