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찰에 검거된 연쇄살인범 유영철씨(33)는 가족과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채 타인을 향한 맹목적인 증오와 적개심으로 살인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에서 노동일을 하는 부모 사이에 3남1녀 중 3남으로 태어난 유씨는 중학교 1학년인 14세때 아버지가 지병인 정신분열성 간질환으로 사망하자 홀어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유씨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공업고등학교 2학년을 다니던 중 절도사건으로 소년원에 수감됐으며 그 뒤 학업을 중단하고 떠돌이 생활을 했다.

유씨는 21세 때인 1991년 안마사인 황모씨와 결혼해 11세된 아들까지 두었으나 이후 14차례 특수절도 및 성폭력 등으로 형사입건되는 등 11년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그러던 중 특수절도 혐의로 전주교도소에 수감된 2002년 5월께 부인 황씨로부터 일방적으로 이혼당했다.

이 일로 유씨는 말을 하지 않는 등 심각한 대인기피 현상을 보였고 지난해 6월 만기출소한 뒤에는 대인기피증이 더욱 심해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지난해 11월께 전화방을 통해 알게 된 김모 여인에게 청혼했으나 전과자와 이혼남이란 사실이 알려져 절교당하면서 '여성 혐오증'이 생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유씨는 이처럼 자기 인생이 힘겨운 것은 '돈많은' 부자들 때문이라는 부정적 생각을 갖게 됐고 잘사는 집만을 골라 무조건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와 함께 경찰은 "유씨가 1993∼95년에 간질 증세로 국립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면서 "아버지와 둘째형이 간질로 사망하고 난 뒤 자신도 같은 병으로 죽게 될 것이란 불안감으로 세상을 비관,막연한 복수심에 누군가를 살해하고 싶다는 의사를 갖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