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용의자 유영철씨는 1970년 서울에서 막노동을 하던 부모 사이에 3남1녀 중 3남으로 태어났다.

중학교 1학년이던 1984년 아버지가 지병인 간질로 사망,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유씨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공업고등학교 2학년 재학 중 절도사건으로 소년원에 수감되면서 학업을 중단하고 떠돌이 생활을 했다.

92년 유씨는 안마사인 황모씨와 결혼해 아들까지 뒀으나 이후 14차례 특수절도 및 성폭력 등으로 형사입건되는 등 11년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특수절도 혐의로 전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2002년 5월께 아내로부터 이혼당해 아이의 양육권도 빼앗겼다.

이 일로 유씨는 말을 하지 않는 등 심각한 대인기피 증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 만기 출소한 뒤에는 이 증세가 더욱 심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같은해 11월께 전화방을 통해 알게 된 김모 여인에게 청혼했으나 전과자와 이혼남이란 사실이 알려져 절교당하면서 '여성 혐오증'이 생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씨의 아버지와 둘째 형이 간질로 사망하고 자신도 지난 93∼95년 사이에 간질로 병원 치료를 받게 되자 같은 병으로 죽게 되리라는 불안감으로 세상을 비관하고 부자들에 대한 막연한 적대감을 갖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 조사과정에서 유씨가 "탈주범 신창원과 함께 복역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유씨가 신씨로부터 범행 수법을 일부 배웠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유씨가 '한때 탈주범 신창원과 함께 복역했는데 팔씨름과 달리기를 하면 내가 이겼다. 신창원 정도는 우습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그러나 "유씨가 신창원으로부터 범죄 수법을 배웠다는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