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이 글로벌 시장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외국계 상장기업 수를 50% 이상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나스닥의 이같은 전략은 2000년 기술주 거품 붕괴 이후 전체 상장기업의 5분의 1가량이 퇴출된 것을 만회하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밥 그레이펠드 나스닥 최고경영자(CEO·사진)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주식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매력적인 외국계 기업들을 나스닥에 상장시키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레이펠드 CEO는 현재 나스닥에 상장된 외국기업은 전체 3천3백여개 기업 가운데 10%지만,앞으로 3∼5년 내 이 비율을 15%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서만도 이미 10개 외국기업이 나스닥에 상장됐다.

그레이펠드 CEO는 "우리가 상장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은 기업의 국적이나 산업이 아니라 잠재력"이라며 "성장성과 성공 가능성이 있고 미국에서 주주기반을 가질 만한 기업들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로서는 다른 나라 증권시장과의 합병이나 합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외국 증권거래소 인수 가능성을 부인했다.

나스닥은 전통적으로 기술관련 기업들이 선호하는 시장이었지만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유치하면서 현재는 전체 상장기업 중 기술기업의 비중이 29%로 축소됐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