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익환수제 도입을 위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으로 재건축사업 단지와 재개발추진 지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재건축 추진 조합들은 개발이익환수제가 도입될 경우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배수진까지 치고 있다.

반면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에서는 개정안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이는 이번 도정법 개정안이 재개발사업은 쉽게 추진할 수 있도록 기준을 대폭 완화한데 반해 재건축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규제하는 방향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정안대로 시행될 경우 지난해 도정법 도입 이후 지진부진했던 재개발사업은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건설업체들의 재개발 수주전이 한층 가열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재개발은 웃고,재건축은 울고

도정법 개정으로 재개발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앞으로는 건설사들이 재개발사업 추진위원회 등록 직후부터 공동사업자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재개발사업도 재건축사업과 마찬가지로 사업시행인가 후에나 시공사 참여가 가능해 업체들은 사업추진단계부터 시행인가가 떨어지기까지 최소 2년 이상을 손 놓고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재개발조합의 자금조달 능력도 재건축에 비해 크게 떨어져 사업추진은 더욱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본계획수립 이후 통상 3개월 이내에 설립이 가능한 추진위 등록 직후부터 시공사로 참여해 이주비 등의 금전적 지원은 물론 초기단계부터 본격적인 개발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된다.

이에 반해 재건축의 경우 개발이익환수제가 도입되면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이 늘어나는 데다 임대아파트 의무건설로 인한 '단지 프리미엄' 하락까지 겹쳐 사업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개발사업 수주전 가열될 듯

건설업체들은 벌써부터 재건축 대신 재개발사업 수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특히 15개 뉴타운을 비롯 강북권 재개발사업지에서의 업체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실제로 주요 건설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재건축사업 위축에 대비,수도권과 부산 대구 등 광역시에서의 재개발사업 수주를 물밑에서 활발하게 진행해 왔다.

H사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아예 재건축사업 수주를 자제하고 재개발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L사도 지난해까지 2개 사업팀이던 재개발사업팀을 올해 들어서는 6개로 늘려 활발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L사 관계자는 "재개발사업은 주민들의 의견이 분분해서 초기단계에 사업주체가 확실히 나서지 않으면 추진에 어려움이 많다"며 "개정안이 연말께부터 시행되면 이러한 문제점이 크게 개선돼 재개발사업의 진행 속도가 한층 빨라지고 건설사의 자금회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